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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된 ‘빅배스’…현대건설, 손실 털어내고 원전으로 재도약 시동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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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7. 20. 17:30

글로벌에너지 시장 맞춰 원자력 확대
2030년까지 총7조원 규모 수주 목표
성장성 감안 원전해체시장에 공 들여
재무도 안정…이한우 대표 직접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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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빅배스(잠재적 부실을 손실 처리)를 단행하며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이 원전 사업을 강화하며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환경에 맞춰 원자력 부문 확대에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해외 원전 시장을 공략하고, 이를 통해 수주 규모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20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은 물론, 원전해체 등 시장에서 총 7조원 규모의 수주를 목표로 원자력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수주 목표가 3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되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규모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는데,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부문의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가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이다. 시장이 이제 막 태동기 단계인 상태지만,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500~600기의 원전이 가동을 멈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시장조사기관에선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규모는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선 원전 30기를 기준으로 약 26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데, 고리 1호기 해체 비용만 1조713억원에 이른다.

이에 현대건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엔 국내 건설사 최초 원전 건설 모든 분야 ISO 19443을 취득하며 글로벌 톱티어 역량을 입증했다. ISO 19443은 원자력 품질관리 국제표준으로 최근 유럽의 주요 원전 운영 및 발주 국가에서 원전 사업 참여의 기본 조건으로 요구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 현지에서 원전해체 공사를 홀텍과 공동으로 수행하며 확보한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고리 1호기 등 국내 원전 해체 사업에 적용키로 했다.

수장도 원자력 사업을 직접 챙긴다. 앞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 3월 '2025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사업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이 대표는 "견고한 파트너십을 교두보 삼아 현대건설의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더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착수계약(EWA) 대상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이 대표는 에너지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함께 미국을 찾아 웨스팅하우스 경영진과 협력 계획을 논의(2월)한 데 이어, 불가리아를 방문해 신임 내각의 주요 인사들과 차례로 면담(3월)했다.

2050년까지 25년을 내다 보고 진행하는 사업이지만, 재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지난해 빅배스를 단행 후 올해는 연결기준 흑자전환 성공과 함께 부채비율이 179.3%(2024년 말)에서 167.9%(2025년 상반기)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동안 줄어든 총부채 규모는 9425억원에 이른다.

종속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미국 등 대형현장 준공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이 줄었지만, 공사비 급등 시기 착공현장 마무리되면서 영업이익이 1392억원(2024년 상반기)에서 2007억원(2025년 상반기)으로 개선됐다.

현대건설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143.9%에서 145.3%로 1.4% 포인트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이 150% 이상이면 매우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고 평가하는데, 현대건설은 해당 지표에서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오염토양 복원 등 제반 기술은 물론 노후설비 관리와 구조물 해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며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 체결을 통해 협력 성과를 가시화했으며 핀란드,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으로 진출 시장을 점차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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