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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반정부 시위에 “적들이 불안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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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승인 : 2018. 01. 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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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트위터. /하메네이 트위터 화면 캡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반(反)정부 시위 시작 엿새 만에 입을 열었다.

하메네이는 2일 오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 각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점점 격렬해지는 데 대해 “적들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란의 적들이 현금·무기·정치·정보기관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이란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적들은 항상 이란을 타격하고 침투할 기회와 틈새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당한 때에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자신에게까지 화살이 날아오자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주체 세력이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다만, 이슬람 공화국 체제인 이란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닌 정치·종교 수장 하메네이는 ‘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는 이에 대해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프랑스에 기반을 둔 이란의 반체제 조직 무자헤딘에-할크(MEK)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DW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MEK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뒤 “이 단체가 이란 국민을 대상으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프랑스 정부가 테러리즘과 폭력에 맞서는 법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 내 시위에서 많은 희생자가 났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표현과 저항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로하니 대통령에게 강조했다고 DW는 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적들’이 시위를 촉발했다는 하메네이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인권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이란 시민들이 드디어 잔인하고 부패한 이란 정권에 맞섰다”며 이란 시위를 옹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평화 시위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라고 이란에 촉구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파란 하크 부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알려진 인명 손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추가 폭력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 국민이 평화 집회를 열고 표현할 권리를 존중받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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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8일 이란에서 둘째로 큰 마슈하드에서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수도 테헤란을 포함해 이스파한·케르만샤 등 70여 개 도시로 번지고 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2일까지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450여 명이 체포됐다. 시위는 물가폭등·실업 문제 등 경기 침체 규탄에서 정부 비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하메네이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도 등장했다.

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이란 시위 지지 집회가 열렸다. 미국 CNN은 이란 시위에 대해 성격이 ‘반정부’이기는 하나 특정 주체가 시위를 이끄는 게 아닌 데다 산발적으로 퍼지고 있어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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