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그림자 장애인④-2] 지자체에 떠넘긴 주간보호시설···‘복지부 소극적 대응’ 도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517010009400

글자크기

닫기

최연수 기자 | 이준영 기자 | 이승욱 기자

승인 : 2023. 05. 18. 07:02

복지부 '주간보호시설 사업 권한' 지자체 이양
재원 빈약 지자체, 투자 언감생심···'수·기한·서비스' 미흡
지자체·복지부 '네 탓'···"예산 늘려야"vs"지방이양사업"
clip20230516171258
서울시 은평구의 한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최연수 기자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양질 부족으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 넘기고 재원이 빈약한 지자체는 투자에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주간보호시설 '수·이용 기한·서비스' 모두 미흡한 원인으로 복지부가 사업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한 채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17일 제기됐다.

박영욱 장애인주간시설보호협회 회장은 주간보호시설 관련 대부분 문제는 재정 부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가 지자체에 권한을 이양한 주간보호시설 사업을 지자체는 다시 민간 사회복지법인에게 넘기는 상황"이라며 "지자체 예산으로만 운영되는 상황에 시설 증설에 나서려는 지자체는 없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들이 어렵게 주간보호시설에 들어가도 시설 대부분이 이용 기간에 제한을 둬 기간이 끝난 장애인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시설에 들어가고 싶은 중증장애인은 많지만 지원 부족으로 시설 수와 인력이 한정돼 이용 기간과 나이를 제한하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 입소자 13명은 이용기간 6년이 끝나는 올해 연말부터는 시설 이용이 불가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박 회장은 "3명 당 사회복지사 1명 채용이라는 복지부 권고 사항을 지켜 인력을 지원해주는 지차제는 하나도 없다"며 "시설 입장에서는 2대 1·1대 1 케어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을 받으려면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이용 기간이 끝나 퇴소하는 장애인을 위한 대비책이나 대안 시설 또한 인력 부족으로 전혀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호자가 노령인 성인 장애인들은 시설 이용이 더 간절하지만, 나이 제한이 있는 주간보호시설도 있다. 심지어 시설별로 나이 제한이 달라 보호자들은 자격이 되는 시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상황이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복지부가 권고한 시설 운영규정을 지자체나 시설에서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65세 이상 장애인 경우 나이 제한에 따른 장애인 시설 뿐 아니라 장애로 인해 일반 노인 주간보호시설도 이용하기 어렵다. 협회는 "(중장년 중증장애인을 위한) 시설 설치는 조례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하는데 복지부·지자체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며 "관련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나이든 발달 장애인이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수명이 늘어나 65세까지로 나이 제한을 축소하는 시설도 있다"며 "바뀐 상황에 따라 복지부도 규정을 바꿔야하는데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복지부 예산을 쓰는 사업이 아니니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증장애인들이 주간보호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만 복지부와 지자체는 '네 탓'만 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 예산만으로 복지부에서 내려온 지침을 지키고 각 시설에 예산을 추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복지부에서 지자체에 관련 예산을 증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복지부는 예산 문제보다 각 지자체 운영 문제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간보호시설은 복지부가 아니라 국가가 지정한 지방이양사업"이라며 "이 사업을 지역에서 잘 활용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아닌 지역도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협회 측 주장처럼 시설 규정을 복지부가 일률적으로 통일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지자체를 꾸준히 만나 지역에서 해결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이준영 기자
이승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