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투★현장] ‘거미집’ 新앙상블 코미디 장르의 탄생

송강호·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 출연
김지운 감독 "하나의 티켓으로 두 편의 영화 볼 수 있는 프리미엄을 이야기 하고 싶어"

거미집/제공=연합뉴스

"영화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종합선물세트인 '거미집'으로"

영화 '거미집'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김지운 감독이 참석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거미집'은 송강호 임수정, 전여빈, 정수정, 오정세 등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모였고 영화 속 영화 '거미집' 주인공들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다. 하루에도 몇 편씩 겹치기 출연하는 것이 관행이던 1970년대. 의상팀이 따로 없고, 배우들이 자기 의상을 직접 준비해야 했던 때, 그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 입는 의상과 극 중 의상 모두, 각자 개성과 스타일이 살아 숨 쉰다.

송강호/연합뉴스

임수정/연합뉴스

전여빈/제공연합뉴스

오정세/연합뉴스

'거미집' 정수정/제공=연합뉴스

김 감독은 영화 속 영화를 거미집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이미 만들어놓은 영화 속 '거미집'은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헌신적이고 현모양처인 순애보를 다뤘는데, 이렇게 해서는 강렬한 이야기를 못 만든다는 생각에 찍은 걸 편집하고 적극적이고, 투쟁적이고, 여성의 욕망을 강렬하게 그리고 싶은 영화로 바꾸면서 영화 속 '거미집' 이야기가 된 것 같다"라며 "그러면서 영화가 치정 멜로에서 스릴러, 호러로 변해가는데 구태의연하고 뻔한 것들을 뒤집고 새로운 인물상, 영화적 비전과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김 감독의 욕망이 아닌가 싶다. '거미집'이 잘 되면 영화 속 영화의 거미집을 장편으로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흥미로운 지점이 많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배우 '이민자' 역은 정수정이, 남자 주인공이자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할은 오정세가 맡았다. 전여빈은 재촬영을 밀어붙이는 신성필림 후계자이자 재정담당 '신미도' 역을 연기했고, 정수정은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을 소화했다. 배우들은 1970년대 특유의 대사들을 소화하기 위해 당시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들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정수정은 "70년대 말투를 해야는 걸 모르고 대본을 받아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감독님의 시범을 보고 확실히 감을 얻었고 클립들도 찾아봤다. 모두가 그렇게 연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됐고 그 의상, 헤어를 해야만 그 말투가 나왔고 현대 말투가 어색할 정도였다. 저희끼리 놀리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오정세는 "저도 예전 영화 참고해가면서 많이 고민을 했다. 요즘 쓰지 않는 말들을 사용하고 있다. 템포들이 물리는게 있어서 신기했다. 그 시대 억양, 단어들을 극으로 가지고 오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을 보다 보니 70년대 연기가 과장된 연기로만 느껴졌는데 계속 보니 표현만 과장된 것이지 진심이 있더라"라고 전했다.

임수정은 "저도 그 시대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듣고 현장에서 리허설 하면서 톤을 찾아가려고 했다. 그 시대의 연기 톤이 익숙해질 때쯤 특정 몇몇 장면에서는 더 표현을 할 수 있었다. 주고받으면서 고조되는 장면을 하면서 신나고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그 시대의 연기톤으로 배우 역할을 했다는게 운이 좋고 감사하다고 느꼈다. 흑백 영화안에 제가 담기는 것들도 운이 좋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일반 관객들이 영화를 만드는 것을 다룬 '거미집'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흥미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 흥미로운 소재일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영화를 만들면서 스토리를 짜고, 중심 주제를 강조하고,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이런 영화구나'라고 바뀔 때가 있었다. 영화를 만들고 나서 가장 또렷하게 남는 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안에서 김 감독이 처한 상황들은 인생을 확장해서 본다면 끊임없이 인생의 모순과 불합리한 세계에서 수없이 살아가면서 난관과 역경에 부딪히는데 이 사람이 어떻게 돌파해나가는지, 그래서 꿈을 실현해나가는 건지를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보편적인 주제와 시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를 접하지 않은 분들에게 그 시대 이야기를 통해 영화를 만드는 집단을 통해 믿는 그 당시 풍속, 시대상, 풍경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영화를 하면서 외국영화, 특히 미국영화는 앙상블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 연기 달인이 같은 몫을 가지고 주고받으며 앙상블 코미디가 정말 재미있는 장르라는 것을 '거미집'을 통해 보여 주고 싶었다. 영화를 보시면, 앙상블 코미디가 무엇이고 어떤 재미를 갖고 있는지 충분히 즐길 수 있을거라 싶다. 또 하나의 티켓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을 이야기하고 싶다."

송강호는 "추석을 떠나서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거미집이 새로운 지점에 있지 않나 추석에 다 같이 좋은 작품들 개봉해서 관객에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어떤 영화를 선택할지 고민할텐데 그동안 봐왔던 영화적인 문법, 영화적인 형태를 떠나 거미집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 주는 영화적인 멋이랄까 묘미가 새롭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라며 "'거미집'이라는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서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새로운 시도와 방식으로, 배우들의 새로운 볼거리와 묘미가 있는, 그런 점에서 반가운 영화가 될거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보면 왜 우리가 계속 영화를 만들고 새로운 영화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고 극장에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정된 시간이지만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하나 새삼 많이 해봤다. 영화관을 통해서 거미집을 통해서 이게 영화다, 장르의 매력과 매체의 매력, 힘들게 시간내서 티켓을 끊어 극장 찾아준 일련의 노력들이 정말 후회되지 않고 또는 너무 새로운 경험을 영화라는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느낀다면 그만큼 큰 보람과 행복이 없을 것 같다. 거미집이라는 영화가 꼭 그렇게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