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정순택 대주교 사순 메시지 “어려운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돼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07010003667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2. 07. 10:18

부활절 전 40일 동안 '사순 시기' 맞아 메시지
정 대주교, 청소년·청년 동반하는 교회 강조
정순택 대주교
사순 메시지를 발표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제공=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사순 메시지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가톨릭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활절) 전 40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희생으로 부활을 준비하는데, 이를 '사순 시기'라고 부른다. 사순 시기는 참회의 상징인 축성된 재를 머리에 얹는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한다. 올해 재의 수요일은 2월14일, 주님 부활 대축일은 3월31일이다.

정 대주교는 사순 메시지를 통해 "특별히 이번 사순 시기에 우리 교구 공동체가 교회 안팎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며, 동반의 길을 걷도록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이상적·추상적 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깊은 친교, 적극적 선교와 능동적 참여'를 통해 열매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주교는 이번 메시지를 통해 "청소년·청년들과 동반할 기회와 가능성에 주목"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계층 이동성이 갈수록 약화되는 시대 한복판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둘러싸인 청년들의 탈종교화 현상은,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위로와 힘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함께하는 여정에서 솔직하게 소통하고 격려하여,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안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순택 대주교 사순 메시지 전문.

2024 사순 메시지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1코린 1,23)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 교구의 모든 구성원에게 하느님의 자비가 충만하길 기도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기쁨으로 맞이하기 위한 사순 시기를 다시금 맞이했습니다. 저는 특별히 이번 사순을 보내며 우리 교구 공동체가 교회 안팎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아우르는 동반의 길을 걷도록 형제적 사랑 안에서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미 우리 교회는 지난 2021년 말부터 시노드를 통해 이 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시노드는 단지 과거의 일회적 경험으로 종결(終結)된 것이 아니며, 우리의 구체적 삶 속에서 계속됩니다. 시노드 교회를 향해 함께 가는 길은 이상적·추상적 담론(談論)에 머물 수 없으며,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의 현실과 삶의 현장에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그분과 이루는 내적 일치와 깊은 친교, 적극적 선교와 능동적 참여를 통하여 열매 맺을 것입니다. 시노드 교회야말로 이웃에게 경청하는 신앙의 모습이며, 우리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꿰뚫는 신앙의 이정표를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그중에서도 청소년·청년들과 동반할 기회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계층 이동성이 갈수록 약화되는 시대 한복판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각종 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청년들의 탈종교화 현상은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위로와 힘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여정에서 그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며 이들을 격려하여, 교구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그들 스스로 고백하고 선포하며, 신앙 안에서 한층 성장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특별히 이번 사순 시기는 타성에 젖어 각자 삶의 자리와 울타리 안에만 머물지 말고, 본당과 본당 밖, 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들을 향한 따듯한 관심으로 그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선교의 교회로 전환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누군가와 동반하는 이 신앙의 길은 '기도와 사랑의 나눔' 없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기억하며, 우리는 사순 시기 동안 일상 속의 기도와 참회와 속죄 그리고 사랑의 나눔으로 그분 십자가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 은혜로운 사순 시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시노드' 정신으로 '청년,청소년'과 동반하며 '기도와 사랑의 나눔'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며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분께로 한 걸음 더 나아갑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양교구장 서리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