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운동권 구태 못 벗은 PC주의자… 보수 내부서 불협화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01010019895

글자크기

닫기

한대의 기자

승인 : 2024. 07. 31. 18:06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국힘 함운경 등
우파정당 대열서 '좌파적 성향' 드러내
"정치성공 위해선 대중과 인식 같아야"
보수층 일각에서는 민주화운동 등 진보진영에서 전향해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일부 정치인들 중 여전히 과거의 '운동권 마인드' 즉 '보상심리'를 보이며 PC주의(정치적 올바름주의)를 주창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율, 함운경, 진중권. /연합
최근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논란이 된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내부에도 넘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 등 '독재 정권 타도'를 외쳤던 이들이 보수로 정치적 전향을 했지만 여전히 대중을 가르치려는 '정치적 도그마'(교리)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여권 내부에도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일부 정치인들이 우파정당 대열에 끼기는 했지만 정작 본인들의 좌파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좌파 출신들 중에서 우파로 온 사람들이 과거 운동권 마인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한마디로 정치적 출세를 위해 겉면으로만 진영을 넘어왔을 뿐 보수층 대중들과 맞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보수의 가치를 갖고 있는 대중들 속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며 불협화음(不協和音)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참여연대 출신인 김경율, 박상수, 그리고 진보당 출신인 진중권,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구을 당협위원장 등은 보수층 내부에 있는 대표적 PC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들은 항상 대중을 압도하려 한다. 소수의 논의를 다수와의 토론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소수의 논리 그대로를 대중에게 가르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PC주의의 한 형태인 페미니즘 성향을 갖고 있다. 또 인권과 이념을 원리주의적 성향에 따라 나누고 대중에 의해 형성되는 현실을 자기 마음대로 재단하려 한다"면서 "그 원인은 출세를 위해서 우파에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PC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받은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향해 '마리앙투아네트'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은 김 여사가 술집접대부 '쥴리'였다는 인신공격보다 더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받았던 운동권의 대부 함운경 전 후보 역시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화운동 동지회 회장인 함 전 후보는 당시 '운동권 특권 정치와 이권 카르텔 타파'를 외치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함 전 후보도 '명품백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여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운동권 청소부'를 자처해 온 함 전 후보의 과거를 보자면, 삼민투 위원장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로 투옥됐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선거에 뛰어든 경력이 있다. 1996년 무소속 후보(서울 관악)로의 총선을 시작으로, 2000년 16대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 공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고향 군산에서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2004년 총선 땐 공천 탈락했고 2006년엔 군산시장 후보로 뛰었으나 낙선했다.

2012년 총선 땐 "보수 기득권과 맞서 싸울 '386세대 운동권'"임을 강조한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였고, 2016년 총선 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4위를 차지했다. 한때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주요 이력 삼았던 함 전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021년 말 윤석열 대통령 당시 후보와 군산에서 만나면서 거듭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함 전 후보가 여러 정치 영역을 넘나들며 끝내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정치란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고, 대중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중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며 정치 행위를 해왔기에 대중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보수 내 PC주의자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정치를 하려면 대중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중과 인식을 같이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