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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직협 “비번·휴게 사실상 대기근무, 수당 인정해달라”…정부에 단체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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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8. 17. 19:55

정부 상대 첫 단체소송…초과근무수당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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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영배 인천 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경감)이 최근 인천영종지구대 사무실에서 소송 전 경찰직협 회원들과 논의하고 있다. /인천영종지구대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비번'과 '휴게 시간'에 대기 근무를 했지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 받지 못했다는 경찰관들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첫 단체 소송에 나섰다.

17일 경찰직협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현직 경찰 600여명은 지난 16일 정부(법무부 장관)를 상대로 시간외근무수당 등 미지급 수당 청구에 대한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경찰특공대나 도서·산간 지역 경찰관들의 경우 비번이나 휴게 시간에도 일정시간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는 '대기 근무'가 사실상 강제되는 만큼, 해당 근무에 대한 시간외수당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경찰직협은 "현행 초과근무수당 지급 방식은 휴게 시간 중 112 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경우에만 지급되고 있다. 그러나 섬 지역이나 해안경비대 등 24시간 대기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경찰관들은 근무 시간 중 상당 부분이 '휴게'로 간주돼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기관 상시근무 공무원의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규칙 제2조에는 '휴게시간'을 '근무도중 자유롭게 쉬는 시간'으로, '대기'는 '신고사건 출동 등 치안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시간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는 형태의 근무'라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경찰직협은 도서 지역 경찰공무원들에게 부여된 '비번' 및 '휴게시간'은 그 명칭과는 무관하게 실질적으로는 '대기' 근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직협 측 관계자는 "경찰은 일반 공무원들과 달리 긴급 상황에 대비해 초과근무가 제도화됐지만, 정작 초과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 섬 지역파출소는 5명의 경찰관이 3명이나 2명으로 2개의 조를 이뤄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112 순찰근무는 규정상 2인 이상이 함께해야 하는 만큼 1개 조가 순찰 근무를 하고, 나머지 상황근무와 112신고 대응은 비번·휴게 중인 경찰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현직 경찰 600여명이 참여한 이번 소송에서 경찰직협이 승소할 경우 경찰관들에게 지급될 수당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음영배 인천 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경감)은 "경찰공무원들의 초과 근무에 대한 정당한 수당을 지급해 보다 나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경찰공무원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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