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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차기총선 향방 좌우할 쟁점으로 떠오른 ‘정치자금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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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8. 29. 16:40

일부 후보자 '공천 연계' 움직임에 당내 반발 목소리 확산
민주당 등 야권도 비판 대열 가세하며 정치쟁점화 움직임
JAPAN POLITICS KISHIDA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소식을 전하는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당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9월 당 총재 선거가 끝난 후 총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EPA, 연합
기시다 후미오 내각을 휘청거리게 만든 집권여당 자민당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이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당 총재 선거에서 각 출마 후보자들의 명운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통신은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 유력 후보자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전날 도쿄 시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은 차기 총선(중의원 선거) 공천 대상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최근 일본 언론이 발표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총재 선거와 총선(중의원 선거) 등 당의 운명을 좌우할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민감한 이슈인 공천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말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이 불거진 후 쏟아진 당원과 일반 국민들의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월 불법 정치자금 조성액이 지난 5년간 500만엔(약 4400만원) 이상인 아베파, 니카이파 소속 의원 39명에게 탈당 권고, 당원자격 정지, 당 직무 정지 등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전 간사장이 징계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여론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아 이대로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시다 전 간사장의 판단이다.
또다른 유력 후보자인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정치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TV 아사히 정치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불법 취득한 정치자금을 국고에 환수할 것을 약속하는 의원에게는 공천을 보장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공천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옛 아베파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당내 저항이 만만찮은 점은 고민거리다. 비록 지금은 해체됐고 기시다 총리의 징계처분으로 일부 의원이 탈당하기도 했지만 한때 당내 최대파벌로 군림했던 아베파와 파벌 수장이 일찌감치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니카이파 소속 의원의 수는 130명선을 넘을 정도로 위세가 크다.

니카이파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다케다 료타 전 총무상은 이날 한 인터넷 정치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사부재의'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는 정치인이 있는 것 같다"며 이미 징계 처분이 내려진 사안을 두고 또다시 총선 공천과 연계시키려는 일부 후보자들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입헌민주당, 공산당 등 야권도 자민당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을 총선에서 쟁점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대로 된 사건의 실체 규명이나 진정한 쇄신책 마련을 수반하지 못하는 '수박 겉핥기' 대응으로는 정치개혁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특히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이날 고노 디지털상이 언급한 '불법 정치자금 국고 환수' 해법에 대해 "보고서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고 불법 조성한 정치자금을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건 그대로 세금으로 납부하면 그만"이라고 비판한 후 자민당 차원에서 불법 자금 재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지지통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99명의 소속의원을 보유했던 옛 아베파 등을 필두로 당내 저항이 만만찮아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노 디지털상을 비롯한 총재 선거 입후보자들은 정치개혁 화두를 놓고 어려운 판단을 강요당할 것 같다고 전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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