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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남중국해…올해도 머리 맞대는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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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0. 09. 15:50

LAOS DIPLOMACY ASEAN <YONHAP NO-3411> (EPA)
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제44~45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공식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아세안 악수'를 하고 있는 아세안 회원국 지도자들의 모습. /EPA 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정상회의에서도 군부 쿠데타가 장기화되고 있는 미얀마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올해 아세안 순회의장국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선 제44~45차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막했다.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는 개막식에서 "아세안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이 있다"며 "아세안의 과거 성공은 서로에 대한 이해 덕분이다. 우리는 서로 돕고, 아세안의 방식과 원칙으로 서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 주요 안건으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내전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꼽힌다. 우선 미얀마는 지난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내전에 휩싸여 있다. 이 문제는 아세안이 지난 3년여 동안 해법을 찾지 못한 난제다.

아세안은 지난 2021년 4월 폭력 중단·모든 당사자 간 건설적 대화 등을 골자로 하는 '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미얀마 군부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시민과 반대파에 대한 유혈탄압을 이어왔다. 합의(만장일치)와 내정불간섭을 원칙으로 하는 아세안은 군부에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었고 아세안에서 미얀마를 배제하는 형식의 패널티를 줘왔다. 미얀마는 올해 정상회의에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군정 외교장관을 파견했다.
미얀마의 이웃 국가로 난민을 대거 받아들이고 있는 태국은 미얀마 내전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도 "미얀마의 평화를 가능한 빨리 되돌리는 데 아세안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촉구했고, 아세안 회원국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비공식 협의를 개최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아세안 내에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이 미얀마 군정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의 중대 현안이다. 아세안은 중국에 대응해 남중국해 행동강령(COC)을 마련하려고 추진해 왔으나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미국의 동맹인 필리핀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올해 들어 필리핀과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충돌하며 그 어느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내륙국가라 남중국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중국과 관계가 긴밀한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고 있어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S.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무함마드 파이잘 압둘 라만 연구원은 직접적으로 남중국해에 관계되지 않은 국가들은 아세안의 최대 투자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는 국가적 이익이 지역적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 지정학적 혜택을 얻으면서 갈등을 피하길 선호한다"고 AP에 밝혔다.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견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참석하는 미국은 "남중국해 등 중국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과 리창 중국 총리가 따로 회담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도 민감한 문제를 매듭짓기보단 적당선에서 봉합 후 내년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로 넘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필리핀의 분석가 훌리오 아마도르는 닛케이아시아에 "라오스는 자신이 강대국이 아니란 점과 의제 설정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 사이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가능한 한 균형을 맞추고 회피해 (내년 의장국) 말레이시아에 넘기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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