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근로’ 떠도는 20대…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

10년 만에 시간제 일자리 두 배 늘어
청년들 '원할 때 원하는 일' 경향도
정규직은 처음으로 200만명 밑돌아
양질 일자리 부족 영향 가능성 여전

20대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10년간 시간제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영향인데, 청년들 사이에서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일을 하려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대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비정규직은 2014년 106만9000명에서 2017년 115만7000명, 2020년 128만3000명, 지난해 142만3000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반면 올해 8월 기준 정규직은 192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0만명을 밑돌았다. 20대 정규직은 2014년 227만5000명에서 2018년 235만3000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감소 추세다.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은 39만2000명 늘어났지만 정규직은 34만6000명 줄어든 것이다.

근로 형태별로 보면 20대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가 81만7000명으로 10년 전보다 40만1000명 늘어 한시적 근로자(23만9000명), 비전형 근로자(-1000명)보다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2.4%에서 24.1%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시간제 근로 형태의 확산이 20대 비정규직 증가를 이끌었다는 의미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게 일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이는 최근 들어 청년들이 전통적인 업무 스타일을 벗어나 업무량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려는 경향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전체 비정규직 중 비정규직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택했다는 비중은 66.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자발적 사유 중에서는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59.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만 청년층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비정규직의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5월 기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15∼29세) 가운데 첫 일자리가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임금 근로 일자리였던 청년이 31.4%를 차지해 관련 통계가 공표된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계약 기간 1년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지난 8월 20대 '쉬었음' 인구가 43만8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도 일자리 질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