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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폭죽 쏜 디왈리 축제에 인도 대기 오염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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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1. 03. 15:50

인도 디왈리
지난달 말, 인도 아메다바드 외곽의 폭죽 도매점에서 디왈리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폭죽을 고르고 있는 인도인들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힌두교의 '빛의 축제'인 디왈리로 인도 뉴델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최악인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3일 로이터와 힌두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치러진 디왈리 축제로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14억 인구 가운데 약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선 디왈리 축제는 힌두교 최대 축제로 꼽힌다. 빛이 어둠을 이긴 것을 기념하는 이 축제 때면 곳곳에서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하고 불꽃놀이도 진행하는데, 이때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문제는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가 매년 가을~겨울이면 차가운 공기가 각종 배출가스와 먼지 등을 가두어 공해가 심해진다는 점이다. 내륙 분지인 뉴델리 상공에 오염물질이 쌓이고 좀처럼 빠지지 않아 숨쉬기 어려운 일종의 '가스실'로 변한다. 디왈리 때 일부 힌두교도들이 터뜨리는 폭죽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성대하게 벌어진 디왈리 축제 직후 인도의 대기질은 급격히 악화했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저녁까지 델리의 대기질 지수(AQI)는 339로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대기질 실시간 순위를 제공하는 스위스 기업 IQAir의 서비스에서 델리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꼽혔다. 3일 정오까지도 델리의 대기질 지수는 300이 넘고 있다.

디왈리 축제 때 터지는 폭죽으로 몸살을 앓던 인도는 지난 몇 년 동안 대법원의 지침에 따라 겨울철 폭죽을 금지해 왔다. 디왈리 축제도 예외가 아니다. 뉴델리 경찰이 디왈리 직전 약 2t(톤) 가량의 폭죽을 압수하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폭죽을 구하기 쉬운 인근 지역에선 이번 디왈리 축제때도 수많은 폭죽이 터졌다.

당국이 금지된 폭죽을 터뜨릴 경우 징역형을 살게 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일부 힌두교 단체들은 해당 조치가 "힌두교의 전통을 지키는 데 훼방을 놓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국은 이 금지령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반박했다.

디왈리 축제는 끝났지만 인도의 대기질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을 추수가 끝난 인도 북부에서 농부들이 겨울이 시작되기 전, 남은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가 이를 금지하며 단속에 나섰지만 쓰레기를 따로 처리할 비용이 없는 농부들은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그냥 소각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리의 공해 오염에 대한 농작물 소각 여파가 지난달 28일 2%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31일에는 거의 28%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11월 첫째~둘째주가 농작물 소각이 가장 빈번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통제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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