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베이징도 휘청, 中 부동산 시장 대재앙 지속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3010000915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1. 03. 18:47

대마불사 대도시도 가격 30% 폭락
앞으로도 상황은 지속, 경제에 부담
영원히 이전의 좋은 시절 오지 않을 듯
십 수년 동안에 걸쳐 형성된 거품 붕괴로 인해 완전 몰락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대재앙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lip20241103184458
사실상 파산한 헝다가 개발한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한 아파트 전경. 파산한 상태에서 짓다 만 것으로 보인다. 철거에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불과 5년여 전까지만 해도 아주 잘 나갔다고 해도 좋았다.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일확천금을 하는 케이스도 종종 있었다면 이 단정이 과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하기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을 지탱했던 만큼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에 업계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무려 2조 위안(元·388조 원) 전후의 부채를 떠안은 채 부도를 내자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위태롭기만 했던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하면서 졸지에 부동산 시장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미운 오리새끼'가 돼 버린 것이다.

이후 상황은 더욱 엄중하게 전개됐다. 사실상 파산에 이른 헝다 같은 부실업체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한 다음 바람처럼 사라졌다. 아파트를 비롯한 텅 빈 주택이 전국에 최대 1억5000만채나 된다는 통계는 반대로 언론의 단골 메뉴로 뉴스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정상이었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소규모 3∼4선 도시에서부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지방에서는 푼돈으로도 살 수 있는 이른바 배추아파트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지금은 이 현상이 베이징을 비롯한 1∼2선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을 예로 들면 알기 쉽다. 전 지역에서 고점 대비 최대 30% 정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차오양(朝陽)구 야윈춘(亞運村) 후이위안(匯園)부동산의 쑤이란(隋嵐) 이사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시 전역에서 평균 주택 가격이 30% 전후 하락했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공포라는 말이 우리 업계에 떠돌고 있다"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는 듯하다.

쑤이 이사의 말처럼 지금 중국 전역의 부동산 가격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해도 괜찮다. 향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체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따라가는 분위기라는 자조가 업계에 나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산업이 살아나는 것이 이제는 연목구어가 됐다는 한탄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세상에 영원히 끝나지 않는 잔치가 없다는 말은 역시 불후의 진리라고 해야 할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