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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요청으로 대만 공급업체 일부 해외로 생산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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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1. 05. 16:15

USA SPACEX <YONHAP NO-4618> (EPA)
스페이스X의 스타십 1단 슈퍼헤비 로켓이 5차 시험발사에서 비행을 마치고 발사대로 돌아온 모습/EPA 연합뉴스
미국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대만 공급업체들에게 대만 밖으로 생산 이전을 요청, 공급망 일부가 다른 국가로 옮겨갔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지구 저궤도 위성통신인 스타링크에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업체 중 한 곳의 소식통은 통신에 스페이스X가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제조업체들에게 대만 밖에서 생산할 것을 요청했고 적어도 한 곳은 베트남으로 생산을 옮기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위성 부품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또 다른 소식통도 공급업체들이 스페이스X로부터 직접 해외로 생산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공급 업체로 알려진 위성 부품 제조업체 친펑공업은 미국 회사가 "주로 지정학적인 고려사항"을 이유로 새로운 주문을 위한 제조를 대만에서 태국으로 이전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친펑공업 측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고 스페이스X 역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다.

베트남에 있는 투자 자문가는 지난해 3월 스페이스X의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베트남에 위성 장비 제조 허브를 설립하는데 관심을 나타내며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통신에 전했다.
스페이스X의 대만 공급업체인 위스트론 니웹 코퍼레이션(WNC)의 경우 올해 하노이 북부 하남성의 공장에서 스타링크용 라우터와 기타 네트워크 장비의 생산을 시작했다. 근로자들은 WNC의 베트남 사업 확장장은 주로 스페이스X의 주문 덕분이고 하남의 해당 공장은 3000명의 인력을 최소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WNC에 인쇄회로기판용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의 소식통도 스페이스X로부터 대만 밖에서 생산하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WNC 측은 고객 기밀을 이유로 해당 내용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다. 다만 지난 4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는 "지정학적 위험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 요구 사항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조 역량을 계속 확장해왔다"고 명시했다. 또 다른 스페이스X의 공급업체인 대만의 유니버설 마이크로웨이브 테크놀로지도 올해 베트남 공장에 투자했다. 이 기업 역시 기밀 유지 계약을 이유로 특정 고객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태국과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고객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대만은 대규모 위성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약 50개의 회사가 지상 장비와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지난해 이 부문의 생산량은 62억 3000만 달러(약 8조 5831억원)를 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페이스X도 대만에 직접 공급업체를 12개 정도 두고 있고 이들 업체들은 다시 수십 개의 대만 공급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는 대만과는 껄끄러운 관계다. 지난해 그가 대만을 "중국의 필수적인 일부"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돼 대만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등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와 긴장감이 고조되자 반도체·위성 산업 부문의 일부 대만 기업들은 국내 제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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