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명동스퀘어 1호 신세계백화점 전광판…“상권 활성화 vs 역사가치 훼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4010007546

글자크기

닫기

정아름 기자 | 장예지 기자

승인 : 2024. 11. 15. 09:27

장예지
신세계 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서울시 캐릭터인 해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장예지 인턴기자
지난 6일 오후 찾아간 서울 중구 신세계 본점 외벽은 대형 전광판으로 뒤덮여 있었다. 화면에는 게임 광고와 유명 브랜드 광고가 차례로 상영됐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홍보 영상도 상영됐다. 시민들은 착시 효과로 제작된 입체 영상이 화면에 나올 때면 발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전광판은 명동스퀘어의 하나로 설치됐다. 명동스퀘어는 명동 일대를 대상으로 지정된 제2기 옥외 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의 브랜드명이다. 대형 스크린 설치는 지난해 6월 명동 일대가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가능해졌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화려한 조명과 영상을 선보이며 명동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까지는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크리스마스 영상을 선보였지만, 지난 1일부터는 외벽에 LED 전광판을 설치해 영상을 상시로 상영하고 있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 영상을 보러 이곳을 찾았다"며 "대형 스크린에서 영상이 상영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스크린 설치는 1930년 개장 이래 이루어진 가장 큰 변화다. 외벽을 덮은 대형 스크린은 농구장 크기의 약 3배에 달한다. 특수 착시 효과를 활용해 평면 화면에서 입체적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번 스크린 설치로 주변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맞은편에서 50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전광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는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나서 상권이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100년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 전광판에 가려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40년간 본점 근처에서 장사한 상인 C씨는 "이 백화점이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건물이라 역사적으로 굉장히 가치 있다. 지금은 광고 화면으로 덮여 건물을 못보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도 예전에는 신세계 본점 건물을 보려고 많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한국은행이랑 제일은행 옛날 건물만 사진 찍고 간다"고 덧붙였다.

신세계 본점 건물은 1930년 미쓰코시 백화점으로 처음 세워져,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화점 건물이다. 2000년대 초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려 했으나 신세계 측은 이를 거절했다.

서울시는 신세계 본점을 시작으로 명동 일대를 미국의 타임스퀘어 버금가는 명동 스퀘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에는 민간 투자로 명동 일대인 교원빌딩과 롯데 영플라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하나은행 등에도 대형 전광판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정아름 기자
장예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