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시바 총리 취향은 아이돌?…걸그룹 출신 의원 입각에 日 국민들 반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9010009746

글자크기

닫기

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4. 11. 19. 16:21

이마이 등 여성의원 3명, 법안 발의 실적 미미…사생활 논란도
일본_이마이에리코 참의원
법안 발의 실적이 한 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시바 2기 내각 각료(정무관)로 기용돼 일본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전직 아이돌 출신 이마이 에리코 참의원. /이마이 에리코 의원 공식 홈페이지
지난달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참패를 기록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가까스로 출범시킨 2기 내각에 법안 발의 실적이 단 한 건도 없고 자질도 부족한 전직 아이돌 출신 의원을 각료로 잇달아 기용해 많은 일본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18일 주간여성, 석간후지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이시바 정부의 내각인사 발표 후 정무관 및 장관직에 아이돌 출신 의원들이 대거 기용된 사실이 밝혀지며 많은 국민들로부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아이돌 출신 의원은 내각부와 외무부 정무관으로 각각 기용된 전 스피드 멤버 이마이 에리코 참의원과 전 오냥코클럽 멤버 이쿠이나 쇼우코 참의원, 아동가정청 장관에 지명된 전직 아이돌 미우라 준코 중의원이다.

이들이 각료로서 자질 부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된 이유는 국회의원의 가장 큰 본분이라 할 수 있는 법안 발의 실적이 전혀 없거나 극히 미미해서다. 일본 누리꾼들은 내각 인사가 발표되자 즉각 의원들의 발의한 각종 입법안을 공개해놓은 '일본 입법령 색인' 사이트와 정무보고서 공개 여부를 확인한 후 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입법령 색인 사이트에 따르면 이마이 의원과 이쿠이나 쇼우코 의원은 지난 4년간 입법안을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고, 미우라 의원은 단 2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마이 의원은 혈세에서 지급되는 정무 활동비 사용내역과 정무활동 보고서도 한번도 작성·공개하지 않아 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들의 사생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아사히신문은 "(법안 발의)실적 문제뿐만 아니라 의원으로서 품위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며 "이마이 의원은 불륜을 저질러 한 가정을 파탄냈고, 이쿠이나 의원은 통일교에게 기부를 받고 집회에 참석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판에는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혈세를 낭비해놓고 각료 기용을 수락하다니 뻔뻔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세비만 챙긴 사람이 각료로서 직책수당 220만엔을 추가로 받는 게 말이 되냐"는 등 이번 내각 인사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성토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비판의 화살은 평소 걸그룹 '캔디즈'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돌 오타쿠임을 자처했던 이시바 총리에게도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내각) 인사권으로 너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 아니냐" "아이돌 출신 의원을 요직에 기용한 기준을 공개해달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평론가 다무라 시게노부씨는 "서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취지로 여자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자주 밝혀왔던 이시바 총리의 평소 언급이 문제가 된 것 같다"며 "정무관 기용이 총리의 취향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 문제에 형평성이 없다고 국민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향후 이시바 내각에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