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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초콜릿·커피도…‘기후플레이션’에 간식값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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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12. 02. 16:05

이상기후로 카카오·커피 원자재 급등
일상 속 간식 부담 커지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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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인한 '기후플레이션' 여파로 카카오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남성이 에너지바 가격표를 보고 "비싸다"고 놀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주연 기자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플레이션' 여파가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카카오와 커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초콜릿과 커피 등 일상적인 간식조차 가격이 부담스러운 품목이 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는 한 주부가 초콜릿 코너 앞에서 초콜릿 봉지를 손에서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다른 한 부부도 에너지바 가격표를 보며 시큰둥하게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에너지바 4개가 이렇게 비싸다고?"라며 놀랐고, 아내는 "너무 비싸다"고 응답했다. 아내 이모씨(35)는 "초콜릿 같은 간식은 부담 없이 구매해왔는데, 오늘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아이들 간식마저 부담스러워져 장바구니에 담은 게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카카오와 커피 원두 주요 생산지의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비 증가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와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가뭄, 폭우, 병충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과업계와 커피업계의 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뉴욕국제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코아 가격은 t당 9425달러(약 1322만원)로 1년 새 112.4% 뛰어올랐다.
이 영향으로 오리온은 이달 초콜릿이 들어갈 과자를 중심으로 초코송이와 비쵸비 등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해태제과도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과 포키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다.

커피 원두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같은 날 기준 아라비카 원두 기준 가격은 t당 7011달러(약 983만원)로 1년 전보다 74.7% 올랐다. 로부스타 원두 역시 t당 5409달러(약 759만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4.4% 상승했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고, 스타벅스 코리아도 일부 커피와 원두 제품군의 가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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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초래한 '기후플레이션'로 초콜릿이 함유된 제품 가격이 오른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 한 주부가 초콜릿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소비자들은 이런 현상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한 주부(55)는 "초콜릿 같은 간식도 이제는 고급품처럼 느껴진다"며 "이러다 사과, 배추처럼 초콜릿도 금값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돼 앞으로도 국민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작물 재배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산업계는 기술 개발과 종자 연구(R&D) 투자를 확대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 농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민들도 대체 품목을 활용하는 등 유연한 소비 습관으로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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