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악화일로…사실상 車보험 적자 전환에도
경기침체 장기화에 금융당국 제동 가능성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율 검증 등 준비를 거쳐 내년 1월 중순께 자동차 보험료 수준을 결정한다.
보험업계는 악화된 손해율 수치를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자동차 보험 사업이 '적자 구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톱4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올해 10월 누적 평균 손해율은 81.5%로,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4개 손보사는 자동차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보험업계에선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을 80%로 보고 있다. 올 3분기 말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수입은 1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보험업계에서 '자동차 보험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관건은 당국이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다. 올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이 되는 만큼 당국이 여론을 감안해 보험료 동결을 유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호실적 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자동차 보험료 결정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조6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 조건이 최소 85%는 돼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20년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당시 9개 손해보험사들의 연간 손해율은 90%대였고,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100%를 웃돌을 정도로 심각했다. 손해율 악화세가 연말 폭설 등 기후적 요인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지만, 아직 80%대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에 보험료 인상을 설득할 명분이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 에 더해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점점 올라갈 것"이라며 "보험료 인하가 3년 연속 이뤄진 만큼 (보험료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최근 경기 상황을 보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