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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혼란 속 ‘환율 급등’… 합병 앞두고 난기류 만난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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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2. 09. 17:53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 33억 달러
환율 10원 변동땐 330억 손익구조
해외여행 위축 우려, 인바운드 불안
이달 아시아나 합병은 마무리 단계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앞두고 대내외 이슈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영환경에 난기류가 들이닥쳤다. 비상계엄 파장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발생한 1000억원 규모 외화평가손실이 그 첫번째다. 고환율은 항공유와 기체 정비를 위한 각종 구매·대금값 인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탄핵 소추안 표결 불발로 정국 혼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그 다음이다. 국내 소비는 위축되고 해외 여행객의 한국행 기피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는 약 33억 달러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 약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이날 환율은 1437원으로, 비상계엄 전날이었던 2일의 환율 1401.3원보다 약 30원 상승해, 단 일주일만에 외화부채가 외화평가손실이 1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난 셈이다.

현금 흐름 측면에서도 연간 예상 달러 부족량은 약 14억 달러로,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 약 140억원의 변동이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대한항공 등 항공사는 항공유를 달러로 구입한다. 대한항공이 3분기 기준 매입한 항공유는 25억9154만4823달러(현 환율 기준 약 3조7200억원) 수준이다. 항공기 정비용 부품도 달러 결제로, 같은 기간 5억87만9718달러(약 7188억10200만원) 어치를 발주했다.
무엇보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을 꺼리게 되는데 여기에 계엄, 탄핵안 폐기 등의 사태로 여행 성수기여야 할 연말에 소비가 위축까지 겹치게 됐다. 이에 항공을 비롯한 전 여행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해외에서 한국으로 여행 오려는 여행객(인바운드)에게는 금액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영국은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 주의를 당부하는 등 해외에서도 국내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어 인바운드 수요를 안심할 수는 없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는 포착되지 않으나, 정치적 혼란 장기화 및 확대 시 인바운드 수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올 4분기 들어 항공 여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던 추세였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외를 오간 승객은 593만2689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8% 증가한 수치다. 10월도 15.5% 증가하는 등 인천공항 여객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12월도 같은 증가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일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약 4년 간 공을 들였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아시아나와 합치게 되면 자산규모 약 45조원, 항공기 200여 대의 전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발돋움하게 되는 순간을 앞두고 있다. 신주인수 대금을 납입하면 12일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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