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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유연해야 산다… 돈 되는 ‘반도체 소재’ 힘주는 S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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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12. 09. 18:05

차기 먹거리 발굴·육성 사활
글라스 기판 등 후공정 집중
조직 슬림화·효율화도 지속
SKC의 사업 무게추가 반도체 소재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캐즘으로 부침을 겪는 동박, 오랜 부진이 이어지는 화학은 몸집을 줄이고 당장의 성장 동력이 확실한 반도체 소재에 힘을 주면서다. 이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구조화를 단행한 SK그룹 차원의 전략과도 같은 행보다.

현재 화학업계는 추격이 어려운 '스페셜티', 돈 되는 '수익 모델' 중심으로 차기 먹거리를 발굴하고 확정, 육성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사업에 5년간 82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글라스 기판 등 반도체 효율을 높이는 소재 사업이 그룹과 보폭을 맞춰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SKC경영진은 반도체 소재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후공정 관련 사업에 더욱 집중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SKC는 내년 1월 7일(현지시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통신기술 전시회인 미국 소비자가전 박람회(CES 2025)에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을 전시, 고객사들에게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C는 지난해 열린 CES 2023에서도 글라스 기판을 처음으로 실물 전시했고, 올해 초 CES2024에서도 AI서버 속도 상향 솔루션으로 함께 전시했던 바 있다. 이후 삼성전기 등 여러 회사에서 글라스 기판을 신사업으로 선정할 만큼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반도체 글라스기판 제조사 앱솔릭스는 내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지원법(칩스법·Chips ACT)에 따라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약 1000억원) 수령이 확정되면서 상업생산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라스기판은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산업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칩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판을 유리로 만들어, 기존 기판에 필요했던 플라스틱과 실리콘을 한 번에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를 패키징 할때 글라스 기판을 사용하면 데이터 속도를 상향하고 전력 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앱솔릭스는 글라스기판 사용시 기존 기술 대비 칩 성능이 40% 상향된다고 봤다.

시험생산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은 글라스 기판의 상업화를 앞둔 만큼 박원철 SKC사장은 앱솔릭스 사장을 맡아 직접 사업을 지휘하기로 했다. 글라스 기판 사업은 반도체 후공정 분야로 묶여 인수 이후 이익을 키워온 테스트용 소켓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SKC는 지난해 반도체 테스트솔루션 기업 ISC를 인수,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베트남 공장 증설까지 마치면서 빅테크 수주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바 있기도 하다. 사업 확장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유지한 SKC CFO가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반도체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조직 슬림화 및 효율화도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도 이미 반도체 전공정 중 기초소재 사업, SK피유코어 폴리우레탄 사업, SK엔펄스 중국사업 등을 매각하면서 약 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이차전지 및 친환경 에너지도 그룹 주요 사업으로 꼽힌 만큼 다만 SK넥실리스를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전망이다. SK넥실리스는 박막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차입금 축소 및 인수금융 상환으로 재무 건전성을 제고한 만큼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집중적 투자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내년이 앱솔릭스 등 반도체 소재 관련 사업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여 경영진이 직접 챙기게 된 것"이라며 "패키징, 테스트솔루션 등 후공정 사업을 강화하는 만큼 향후 시너지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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