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패션으로 한판 붙자!” 인피니티 니키, 드레스업의 한계 ‘초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1001813574

글자크기

닫기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4. 12. 11. 18:26

여유롭고 느긋한, 새로운 차원의 드레스업 게임 '인피니티 니키'
뭘 입어도 그림 같구나. /인게임 캡처
옷 입히고 코디하는 게임을 마지막으로 해본 게 언제였던가. 주니어 네이버가 살아있던 시절, 플래시 게임으로 옷 입히기를 가끔 했던 기억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전혀 해보지 않았다.

그래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꾸미는 데는 큰 관심이 있어서 돈이 없는데도 캐시샵에서 아이템을 이리저리 착용해보며 1시간 넘게 투자하기도 했다.

그렇게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제대로 된 드레스업 게임을 다시 만났다. 오픈 월드와 결합한 인피니티 니키는 어린 시절의 단순한 드레스업 게임을 초월한 지 오래였다.

과연 2024년의 드레스업 게임은 어떤 경험을 선서할지 기대하며, 인폴드 게임즈가 개발한 니키 시리즈의 신작 인피니티 니키를 플레이해봤다.

인피니티 니키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을 때, 가장 기대했던 콘텐츠는 바로 ‘스타일리스트 대결’이었다. 대부분의 게임이 서로 싸우는 방식이라면, 이 게임은 패션으로 대결한다.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평화로운가.

특히 학창 시절 웹툰 패션왕의 우기명과 윤혁주의 패션 대결을 실시간으로 봤던 세대로서, 게임에서 펼쳐지는 패션 대결에 기대감이 컸다.
검은 가위 그룹인데 어째 비주얼은 검은 조직 같네. /인게임 캡처
게임의 등장인물들은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데, 이는 이세계물의 모험가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검은 가위 룹’이라는 세력과 대립하게 된다.

스타일리스트 대결은 ‘세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력의 말단을 상대하며 단서를 모으고, 보스와 접촉하며 다른 세력과의 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일종의 도장깨기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험악하게 생겨놓고 하는 말이 스타일리스트 대결. /인게임 캡처
검은 가위 그룹의 말단인 ‘카데르’는 뜬금없이 스타일리스트 대결을 제안하는데,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나올 법한 살벌한 비주얼의 캐릭터들이 주먹이 아닌 패션으로 승부를 겨룬 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이색적이었다.

대결 방식은 단순하다. 대결 콘셉트에 맞는 패션을 선보이면 끝이다. 의상을 고를 때 예상 점수를 알려주기에 큰 고민이 필요하지 않다. 스타일링 테마에 맞춘 추천 속성도 제공되는데, 예를 들어 추천 속성이 ‘청순’이라면 청순 콘셉트의 의상을 입으면 된다.
예술가들의 패션 세계란... 이 정도면 괜찮은데. /인게임 캡처
개인적인 패션 센스를 활용해 대결 콘셉트에 맞는 조합을 완성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의상과 콘셉트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예술가 특유의 패션 세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스타일리스트로서 갈 길이 멀다.
뭘 입어도 그림 같구나. /인게임 캡처
뭘 입어도 그림 같구나. /인게임 캡처
“음식의 맛은 재료가 7할, 요리사의 솜씨가 3할”이라는 말이 있듯, 인피니티 니키에서도 의상의 종류가 결국 승부를 가른다. 초반부 세력의 말단들은 어렵지 않게 상대했지만, 상위 스타일리스트와의 대결에서는 더 많은 의상과 액세서리를 확보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의상을 얻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퀘스트를 수행해야 했다.

니키는 입힌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때문에 의상을 만드는 재미는 확실했다.

다만, 처음 기대했던 인간의 창의성과 패션 센스를 활용한 자유로운 대결보다는 일방적으로 패션을 평가받는 시스템이라 약간 아쉬웠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모모 카메라. /인게임 캡처
의상을 수집하고 입힌다는 게임 구조에 재미를 더해주는 건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그래픽과 모델링이다.

하늘하늘한 옷의 질감과 섬세한 디테일, 니키의 3D 모델링은 어떤 의상을 입혀도 완벽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아름다운 배경이 더해지니 게임의 매 순간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게임을 하다 보면 이 풍경을 남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니 찍을 맛이 난다. /인게임 캡처

밤에 찍은거 아닙니다. /인게임 캡처
그럴 때 ‘모모 카메라’는 유용한 기능이다. 다양한 보정, 렌즈, 필터를 활용해 원하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다른 느낌을 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카메라를 성장시키면 더 다채로운 보정과 필터 기능이 추가되기에 꾸준히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똑같은 위치에서 찍었음에도 구도와 보정에 약간 변화를 주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보니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다양한 난관을 헤쳐나가며 모험을 이어갈 수 있다. 이 퍼즐은 너무 쉬웠지만. /인게임 캡처
이처럼 스타일리스트 대결에서 승리하고 모모 카메라를 잘 활용하려면 니키를 성장시키며 다양한 의상을 확보해야 한다. 인피니티 니키의 대부분 콘텐츠는 의상과 연결돼 있고, 퍼즐, 추리, 탐색, 수집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의상을 얻으려면 맵 곳곳에 숨어있는 ‘상상의 별’을 찾아야 한다. 재료를 얻기 위해 맵을 샅샅이 뒤지고, 퍼즐을 풀고 장애물을 돌파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미니게임, 캐릭터 성장 콘텐츠, 몬스터와의 전투 등 해야 할 것은 많았지만, 콘텐츠마다 주는 재미가 달라 지루하지 않았다. 상황에 맞는 의상을 착용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즐기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걸 어떻게 통과해야 합니까. /인게임 캡처
드레스업 게임이 낯설었지만, 몇 시간 플레이해보니 인피니티 니키의 여유롭고 밝은 매력이 느껴졌다. 기본 중의 기본인 코디와 스타일링 요소의 퀄리티도 확실했다.

평소 드레스업 장르에 관심이 없었다 해도, 인피니티 니키를 체험해본다면 패션과 탐험이 결합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의상과 동화 같은 세계를 여유롭게 모험하는 낭만. 인피니티 니키는 그 낭만을 제대로 담아냈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