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수, 소비심리, 노조파업 등
현대차그룹, 권역별회의 사업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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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점검·수립하는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은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한국법인을 비롯해 북미, 유럽 등 주요 권역 본부장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 대응책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 등을 논의하며 내년도 계획을 점검하기도 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전체 생산 차량의 30% 이상을 판매한다"며 "내년 1월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곤 1430원대를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 역시 탄핵안 통과 이후 어떤 흐름을 보일 지도 수출 중심의 국내 자동차 업계에겐 변수 중 하나다. 환율의 흐름에 따라 수출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이번 탄핵안 통과로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줄어든 점은 완성차 업계 입장에선 한숨을 돌릴 만한 요소다.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와 한국 GM 노조는 이달 초 이틀간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고, 기아 노조도 지난주 동참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수천 대의 생산 차질을 겪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당분간 총파업 대신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를 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문제는 연말을 앞두고 소비 심리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통상 연말은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발표하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막바지 판매량 증가를 노리는 시즌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의 경우 비상계엄 사태가 겹치며 자동차 내수 시장이 극도로 부진했고,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며 당장 소비 회복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4만4587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8.6% 줄었다. 또 올해 1~3분기 신차 등록 대수 역시 120만91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탄핵소추안 통과로 시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가운데, 연말 자동차 소비 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