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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우리금융 성장전략] 3년차 우리금융 임종룡號, 그룹 정상화·성장기반 마련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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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2. 26. 17:58

은행장·계열사 수장 대대적 쇄신
카드 CEO에 첫 외부 인사 수혈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
경쟁사 격차 줄여 리딩금융 도약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다. 지난 2년간 임 회장은 비은행 강화 등 우리금융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파벌갈등으로 불협화음이 있는 조직을 강력한 리더십으로 안정화시키려 모든 역량을 동원했다.

하지만 몇 차례 대규모 금융사고와 함께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내홍 등으로 임 회장의 성과가 빛바랬다.

10년만에 우리투자증권이 재출범하며 자본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완전민영화에 성공하며 정부 품에서 벗어났다. 또 그룹 비은행 강화 차원에서 추진해왔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작업도 금융당국 인가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부실한 내부통제와 조직 내부 갈등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임 회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은행장을 비롯해, 카드와 캐피탈 등 임기가 끝난 CEO(최고경영자)를 모두 교체하는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했다. 특히 카드에는 처음으로 외부인사도 수혈했다. 그룹 주요 임원이 자회사 CEO로 가는 관행을 깨버린 것이다.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본격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인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핵심 캐시카우인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이 모두 다음 달 2일 새 사령탑을 맞는다. 임 회장 취임 첫 해부터 불거진 내부통제 사고가 올해까지 잇따르자, 이를 모두 털어내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한 것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파벌갈등을 해소하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부단하게 해왔다. 시중은행 최초로 오디션 방식의 은행장 선정 시스템을 도입해 CEO선임 과정에서 외부 개입 등 잡음을 최소화했다.

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10년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시켰고, 보험사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다. 아울러 완전 민영화 작업도 완수하면서 26년만에 정부 그늘에서도 벗어났다. 취임 첫해와 달리 올해는 실적도 큰폭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임 회장의 수심은 오히려 깊어졌다. 지난해 대규모 횡령사고에 더해 올해는 수백억 규모 부정대출 사고가 불거지는 등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갈등도 더욱 두드러졌다. 임 회장의 경영성과가 몇 차례 내부통제 부실 사고와 파벌 갈등으로 인해 퇴색된 것이다.

이에 임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가 되는 내년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여야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2조659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0% 가까운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금융그룹 3위인 하나금융그룹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는 리딩금융에는 더 멀어졌다는 의미다.

이에 은행의 수익성 제고는 물론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양·ABL생명 인수를 빠르게 마무리 짓고 보험사도 그룹 품에 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점도 임 회장의 과제다. 우리금융 시가총액은 11조6000억원 수준으로 금융대장주인 KB금융의 3분의 1 수준이 그치고 있다.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내부통제 혁신에도 속도를 내면 자연스레 기업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부통제 혁신을 위해 우리금융은 이날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임 회장은 "그룹 경영진이 앞장서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금융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내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과제가 산적하다. 우리은행의 그룹 기여도가 90%가 넘는 만큼, 은행이 저조하면 그룹 자체가 흔들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 사령탑에 오르는 정진완 행장 내정자는 우선 부정대출 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내부통제 강화로 은행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한 '영업통' 정 내정자가 행장에 오른 만큼 기업금융과 글로벌 부문 등에서 수익성을 개선해 리딩뱅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첫 외부 인사인 진성원 내정자를 맞는 우리카드는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그룹 내 비은행 핵심 자회사 중 한 곳이지만, 여전히 업권내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또한 건전성 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연체율 관리와 수익성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기동호 내정자를 맞게 되는 우리금융캐피탈은 지속 추진해왔던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 내정자는 우리은행에서 IB그룹장과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을 역임한 기업 및 투자금융 전문가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내년 주력인 자동차금융과 함께 기업금융을 확대를 통한 균형적인 자산성장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성장성이 아쉽다. 실적 역시 올해 줄었는데, 이는 종합증권사로서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남기천 사장은 MTS 개발을 내년 1분기 완료하고, 이를 그룹 슈퍼앱인 '뉴 우리원뱅킹'과 연결해 디지털 인프라 확장에 나선다. 또한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빠르게 취득하고, 주식 중개업까지 개시해 증권업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올해 부침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강화 등 변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면서 "내년 생명보험 인수도 마무리하게 되면 은행과 카드, 캐피탈, 증권, 보험 등 은행-비은행 자회사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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