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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사우디 해빙무드 가속…에르도안, 빈살만에 투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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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7. 18. 15:11

에르도안, 걸프국 순방 첫 방문지로 사우디 선택
2018년 관계경색 이후 해빙무드 가혹화
Saudi Arabia Turkey Erdogan Gulf Trip <YONHAP NO-1423> (AP)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악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화폐가치 폭락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튀르키예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걸프국 순방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년 간 갈등을 빚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첫 방문지로 택하고 투자유치 강하게 촉구했다.

중동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의 실세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기 위해 제2도시 제다를 찾았다. 그는 사우디-튀르키예 비즈니스 포럼을 찾아 붕괴하고 있는 튀르키예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사우디의 투자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의 목적은 투자와 금융"이라며 "둘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튀르키예와 걸프국의 무역액 규모가 16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로 급증했다면서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이 수치를 더 끌어올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지난 5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의 경제 실정을 만화하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타르대학교의 연구원인 시넴 켄기스는 "중요한 선거가 치러진 후 이뤄진 이번 첫 해외 순방은 튀르키예 대외정책에서 걸프국들이 갖는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싶어하는 걸프국과 경제문제를 완화하려는 튀르키예의 이익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와 튀르키예는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암살사건으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튀르키예 주재 사우디 영사관 안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튀르키예 당국은 해당 사건을 집요하게 조사하고, 수사결과를 글로벌 미디어에 공개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잔혹 암살자' 오명을 쓰는 데 일조하면서 사우디 당국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위기 속에 관계개선에 나선 2022년 4월 사우디를 찾았고, 무함마드 왕세자도 같은 해 5월 답방했다. 또 사우디는 지난 3월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50억 달러를 예치해 금융 안전성 회복, 경제위기 완화 노력에 힘을 보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친 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를 찾아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튀르키예 주재 카타르 대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카타르 방문에 대해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굳건한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면서 이번 방문의 의제는 양국간 투자 확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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