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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현 칼럼] 북한 인권 개선으로 자유통일의 문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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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4. 04. 18:48

지난 2월 제1회 '북한 인권 서울 프리덤 포럼', 참혹한 북한의 인권 실상 공개
北 '반동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 제정
문재인 정부, 환상적 평화 놀음에 젖어 '김여정 하명법'으로 불린 '대북전단금지법(2021. 3. 30.)' 통과시켜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에서 2600만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의 개선을 위한 노력 지속 약속
북한 인권개선 시도가 자유통일의 문을 여는 촉매 역할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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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현 한국-유엔사 친선협회(KUFA) 사무총장
지난 2월 중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원코리아네트워크(OKN)' 등 미주 한인 민간단체가 주관하여 '제1회 북한 인권 서울 프리덤 포럼'에 참석했다. 그동안 미국에서만 열렸었던 연례행사인데,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작성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 10년 동안 14만여 건에 달하는 탈북민의 증언에 기초한 꼼꼼한 증거들을 내세워 억압적인 북한 정권이 북한주민의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얼마나 잔인하고 참혹하게 짓밟고 있는지 만천하에 고발하는 자리였다. 연단에 선 다섯 명의 증언자들의 입을 통해 베일에 감춰져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상과 그들만이 느끼는 극한 고통이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다.

증언에 의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수는 2023년 말 기준 3만4000여 명에 달하며, 그중 72%가 여성들이다. 강제 북송을 당한 어느 증언자는 탈북 이후 체포의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인신매매와 폭력, 노동력 착취 등으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중 누군가의 밀고로 체포되어 강제 북송되었고, 북한 보위부에 끌려가 심한 고문과 공개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목숨을 건 탈북을 다시 감행하기까지 온갖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북한 정권이 국경을 철저히 폐쇄함으로써 최근 들어 탈북민의 수가 현격히 줄어든 상태지만, 이미 북한에서 탈출한 수많은 탈북민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유를 찾아 떠돌면서 여전히 생지옥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유엔이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가동하여 북한 주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보고서를 발간한 지 10년이나 되었지만,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어떠한 개선 조짐도 보이지 않는 듯하다. 작금의 북한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이 잿더미가 되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도리어 이른바 3대 악법을 만들어 북한 동포들의 인권을 더욱 탄압하고 있다. 소위 '반동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이 바로 그것이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누구나 다 듣고 보는 영화나 음악도 듣거나 보다가 적발이 되면 정치범이 되는 곳이 바로 북한이다.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외부적으로 체제보장을 도모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추악한 독재세습정권 영구화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통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면서도 한때 한국 정부마저 환상적 평화 놀음에 젖어 북한 주민의 인권 탄압을 외면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 정부 시절 '대북전단금지법(2021. 3. 30.)'을 통과시킴으로써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과 시각 매개물(게시물) 게시, 전단 살포 등의 행위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단절이 두려워 절대다수에 의한 입법 폭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위헌적인 조치가 바로 '대북전단금지법'이었으니 가히 '김여정 하명법'이라 불릴 만했다. 한국 정부의 어이없는 조력으로 탈북단체들이 간간이 전개하던 '쌀(페트병) 보내기' 등 인도주의적 행위조차 금지되었고, 그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최소한의 통로마저 막히고 말았다.

다행히 현 정부 들어 위헌적인 대북전단금지법은 해제되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북한 내 인권이 개선되고 있다는 희망적 소식을 듣기에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인간으로서 최소한 누려야 할 권리를 몰수당하고도 진정한 인권이 뭔지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북한 동포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일관된 대북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를 통해 "2600만 북한 주민이 전체주의, 억압정치, 궁핍과 절망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임을 지적하고, "자유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 확장을 통해 모두가 자유를 누리는 통일을 완성하기 위해 북한 주민이 처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한 국가행사 때마다 한 번씩 우려먹는 정부 차원의 이벤트성 립-서비스가 아닐 것으로 믿는다.

필자가 이미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버린 북한 인권 관련 포럼을 무려 두 달 가까이 지난 이즈음에 굳이 다시 들추어낸 이유가 있다. 비록 서울의 한 곳에서 불과 한나절 동안 작은 규모로 열린 행사였지만, 당시의 증언자들에 의해 피 토하듯 고발된 북한 인권 실상이 잠깐의 강한 임팩트와 짧은 여운만을 남긴 채 잊혀버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연일 무력에 의한 대남 적화통일을 부추기며 호전성을 드러내는 북한을 상대하여 '선(先)비핵화 후(後)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하기엔 꽤 오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자유로운 통일 대한민국을 앞당기는 여건 조성을 위한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북한 비핵화 노력에 병행하여 국제사회와 연계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행진을 부디 멈추지 않길 바란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장광현 한국-유엔사 친선협회(KUF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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