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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정부의 부동산 PF 대책 ‘가지치기’에 그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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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0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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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김다빈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우리나라 경제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 시한 폭탄으로 여겨진 지도 어느덧 수년째다. 정부도 지난 3월 '건설 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비롯해 최근 1년간 PF 관련 대책을 10여 차례 쏟아내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가지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경기 회복 지원 방안으로 내놓은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 적립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 △부실 사업장 매입 등이 모두 '사후약방문'격으로, 급한 불을 끄는 대책에만 그치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시행사·건설사·금융사로 연결되는 고리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늘어난 채무를 시행사가 감당하지 못했고, 건설사로 그 위기가 넘어갔다. 이를 견디지 못한 건설사는 도산했으며, 자금을 대준 금융사로 그 폭탄이 다시 향한다.

이같은 구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업 리스크가 과도하게 시공사(건설사)로만 쏠리고 있는 불공정한 부동산 PF 약정이 꼽힌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업약정서·공사도급 계약서 등에 명시된 책임준공, 공사비 조정 불인정, 유치권 포기 등으로 과도한 책임이 건설사에만 집중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30년부터 이어진 관행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이 성공하려면 시행사·시공사·금융기관 등 참여자 간 수익·위험 분담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시공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익을 얻는 대신 대부분의 위험을 지는 구조로 20여 년간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PF 약정 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불합리한 구조를 행정지도 형태로 관리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작은 흉터에는 약이 필요하지만,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환부에는 수술이 필요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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