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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IPO 공모주 흥행불패도 옛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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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07. 03. 18:13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손강훈
"기업공개(IPO) 공모주는 상장 첫날 무조건 오른다."

이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이에 뜨거웠던 공모주 투자 열기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노스페이스'의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0.41% 하락했다. 이는 최근 8개월 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상장 이후 빠르게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그래도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를 상회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상장한 29개의 종목 모두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르며 마감됐다.

이처럼 IPO 시장 호황을 이끈 건 '상장 첫날엔 무조건 주가가 올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IPO 시장은 과열이라는 말로 평가됐다. 올해 상장한 29개 기업 중 28개 기업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해 결정됐다. 나머지 한 곳도 희망 범위 상단이었다. 상장 첫날 무조건 주가가 오른다는 공식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은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으려 무조건 공모가 상단을 넘어서는 가격이 제시한다는 얘기가 업계에 파다하게 돌았다.

여기에 공모주를 일정 부분 우선 배정받는 하이일드펀드(고수익·고위험의 채권형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 설정 규모가 증가해 1조원을 돌파했다. 하이일드펀드가 비우량채권의 투자수요를 채우면서 BBB 이하 신용등급 회사채 발행이 증가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상장 당일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섰고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IPO공모주 시장이 기관투자자의 '단타 놀이터'가 된 것이다. 올 상반기 상장 종목 중 60%가 넘는 종목은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노스페이스처럼 상장 첫날 급락한 사례가 등장했다는 것은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근거가 흔들린다는 의미가 된다. 공모주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식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 공모가 결정 기능이 거의 사라진 수요예측에 대해서는 본래 역할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까지 드러냈다.

이노스페이스 사례는 단타를 노리는 기관투자자와 높은 공모가가 중요한 상장기업에게는 악재가 되지만, 고평가된 공모가와 기관투자자의 차익실현에 피해를 봤던 개인투자자에게는 IPO 공모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상장 기업의 펀더멘털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옥석가리기'가 공모주 투자에 다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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