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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육 대전환, ‘골든타임’ 맞지만 속도조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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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8. 19. 16:52

[미래교육, 교사 역량이 핵심]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 참여한 수석교사 3인
"학습격차 심화, 느린학습자를 위한 '하이터치' 가능"
"교사역량 위한 시스템 구축, 업무경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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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내년 본격 도입된다. 지난 코로나19 때 온라인 수업이 확산되면서 수업 중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건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AI로 학습을 돕는 AI코스웨어 자체가 공교육 교실 속으로 들어오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교사의 역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디지털 교육 대전환을 이끌 교사들을 '교실혁명 선도교사'로 명명하며 올해 1만2397명을 뽑아 지난 4개월 간 연수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3년 간 수업혁신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교실혁명 선도교사를 3만4000명까지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수업과 평가 연구 전문가로 활동하는 수석교사의 상당수는 선도교사로서 AIDT 연수본을 활용하고 다른 교사들에게 알려주는 등 동료 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만난 수석교사 3인은 디지털 시대에 '교실'에도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신경쓰기 힘들었던 '느린 학습자'를 위한 '하이터치'가 AI기술의 도움을 받아 가능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연 제주 한림초등학교 수석교사는 "지금 교실 붕괴 원인을 살펴보면, 아이들 '학습격차'가 너무 심한 문제가 있는데 기존 수업에선 다 맞춰 하기가 어렵다"며 "어떤 애는 이미 배운 내용이라 딴 짓하고, 어떤 애는 아예 몰라서 선생님 말이 외계어처럼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AIDT를 통해 맞춤형 학습 기능을 활용하고, 개별 학생의 수업 성취도나 감정 등까지 교사가 바로 체크할 수 있어 '하이터치'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특히 "기존에는 2~3명 발표하고 끝날 수업이 이제는 AIDT도구로 모든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달고 추천도 받으면서 학습이 아주 깊이 일어나는 걸 발견한다"며 "평소 발표 한 번 안하던 아이가 수업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사례가 있었다. 그 담임이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줘 고맙다고 하셨고, 저 역시도 수석교사로서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디지털 전환이 학생들에게 문해력을 떨어뜨리거나 이미 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게 '디지털 중독'을 심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현식 부산 포천초등학교 수석교사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의견을 내는 학부모들은 이미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고 있거나 많은 교육을 자녀에게 쏟고 있는 분들"이라며 "반면, 아이 교육에 에너지를 쏟기 어려운 학부모들이나 느린학습자의 경우엔 언제든지 시공간에 상관없이 학습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공교육 시스템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특히 학습격차가 큰 아이들에게 교육적 사다리를 하나 더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학교를 벗어나서도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구에 압도되어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닌 교사들을 보조해주는 'AI도구'라는 것을 강조했다.

선도교사 연수를 기획하고 교재 개발에도 참여한 이석영 서울 상도중학교 수석교사(영어)는 "AIDT는 '종이교과서' 쓰지 말고 매시간 접속하라는 말이 아니다"며 "교사가 필요한 때, 필요한 부분을, 필요한 만큼 활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DT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구성해놓았으니 여기저기 흩어졌던 도구들을 이제 한 경로로 들어가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도구를 쓸지 말지, 교사들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석교사 3인은 디지털교육 대전환에 맞는 교사 역량을 위해 시스템 구축, 속도조절, 업무경감 등을 주문했다.

김 교사는 "도구에 빠지지 않고 교육과정과 아이에 신경을 더 쓰게 되면서 '디지털교육'에 대한 교사로서 관점을 달리하게 됐다는 평을 이번 연수를 통해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시작인데, 너무 채찍말만 하는 게 아닌가. 디지털교육 대전환으로 갈 길이 바쁘니 교육당국이 숨쉴 틈 없이 가고 있는 거 같다. 첫발을 내딘 만큼 이제는 교사들을 격려하면서 여유를 갖고 수업사례를 공유하고 연구하고 성찰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과거엔 교육당국이 수업 혁신을 교사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는데, 디지털교육 전환에 나서는 건 참 고마운 일"이라며 "다만 교사들이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항감이 있는 교사들도 호응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의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도 "선도교사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들이 AIDT에 관심없고 열정이 없는 게 아니다.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면서 방향성을 맞춰나가야 한다"며 "또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업에 온전히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계속 구축돼야 하는데, 공문서 처리나 잡다한 행정처리가 너무 많다. 이 부분은 교육당국이 꼭 개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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