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대통령의 진솔한 사과… 민생과 안보에 집중하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김건희 여사 문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있다"며 "모두가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끝장 기자회견에서 "아내가 신중해야 하는데 국민께 걱정을 끼치건 무조건 잘못"이라며 "국민이 싫어하면 대외활동을 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면 더 조심하겠다"며 "오늘도 아내가 기자회견에서 국정 성과를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사과는 김 여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과 논란에 대해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입장을 진솔하게 밝혔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악마화되고, 가짜 뉴스가 떠돌고, 침소봉대된 일이 많아 김 여사도 억울한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김 여사가 국민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자신과 김 여사가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는 등 전임 대통령의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아 불필요한 일이 생겼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회견에선 2시간에 걸쳐 정치, 경제, 외교와 안보 등 국정 전반이 언급됐는데 관심을 모았던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특검을 국회가 결정해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삼권분립 위반이고 정치 선동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심을 모았던 명태균 논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한 적이 없고 (결과를) 조작할 이유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윤 대통령은 "탄핵 남발, 특검법 반복, 동행명령장 발부는 국회에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아무리 미워도) 시정연설 순간만은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국회를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선 "만날 일 있으면 만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왔는데 북한군의 간여 정도에 따라 방어용 무기부터 단계적으로 지원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알고 싶은 얘기를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게 밝혔다. 의혹을 일으킨 게 대통령 자기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도 숙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논란·의혹에 진솔하게 설명·사과했다"며 정쟁을 중단하자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이날 회견으로 의혹과 논란이 가라앉길 기대한다. 트럼프 등장으로 안보·경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는데 정치도 싸움을 끝내고 협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