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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나눔실천 노 목사의 한마디 “그래도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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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4. 12. 18. 08:52

순복음노원교회 유재필 목사
봉사외길 장애인교회-사회복지법인 설립
"연말 메시지? 특별한거 없어요"
"아직도 소외된 곳 많아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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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복음노원교회(위).매년 12월에 하는 김장나누기 행사 이후 교회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두완 기자
올해도 어김이 없다. 벌써 25년째. 순복음노원교회의 김장 규모는 남다르다. 올해도 총 10kg짜리 3500박스로 35톤이다. 웬만한 김치공장을 능가한다.

올해 김장 나누기 행사는 지난 15일 열렸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참석했다. 그는 "노원지역에 종교시설이 700여개가 있지만 순복음노원교회의 이웃사랑은 남다르다.이 교회와 사회복지법인성민은 지역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하고 감사한 기관"이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교회는 노원구 3500가정과 나눔을 위한 자체 네트워크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런 대규모의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오 구청장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만든 김장 김치는 세대별로 한 박스씩 노원구청과 주민자치센터, 복지관, 장애인단체 등을 통해 나눔이 이루어졌다.

이 모든 걸 하나 하나 벽돌 쌓듯이 일구어낸 주인공은 순복음노원교회 유재필 목사다. 지금은 원로목사로 물러나고 이상용 담임목사가 이어가고 있다. 사회복지법인성민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유 목사를 만났다. 교회 안팎에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슬로건이 붙어있다.'미안하다'는 슬로건은 뜻밖이어서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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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필 원로목사가 김장나누기 행사를 마치고, 야누아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행사를 마치고 비전센터 야누아 카페에서 순복음노원교회 유 목사를 만났다.

"하나님이 주신 감사와 종인 내게 이러한 사역을 주신것에 대해 먼저 감사입니다. 그리고 사역에 동참해준 모든 성도와 봉사자, 각 기관의 종사자들에 대한 존경심의 뜻이기도 합니다. 욕심 같아서는 더 많은 곳에 나누고 싶은데, 나누다 보면 자꾸 눈에 밟힌다. 이런 부족함이 있을 때 미안해집니다. 감사와 미안함을 사랑할 때 저희 교회가 세운 복지재단이 가치를 갖는거지요. 특히 하나님께서 만백성을 사랑하라고 한 명령을 조그이나마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성민은 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요.
"성민은 장애인과 어르신, 청소년을 위한 복지사업을 우선합니다. 특히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 역할이 있습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더불어평생과정설계·성년후견제 등 특화된 연구와 전문적 활동에 대해 나름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복지현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고자하는 노력입니다.

이 교회의 목표는 사회복지선교이다. 1988년 교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장애인과 독거노인, 저소득가정,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복지선교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목사는 "교회가 위치한 노원구는 서울의 다른 자치구보다 장애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교회 창립초기부터 낮 시간동안 집안에서 홀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장애인이 많다. 이들을 돌보고 식사를 함께 나누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교회의 사역"이라고 말한다.

-순복음노원교회는 직할로 장애인교회(담임목사 서옥인)가 별도 있다. 특별히 장애인교회를 세운 목적이 있나요.
"예배오는 장애인 신도가 많았다. 그래서 편의시설을 갖춘 예배당을 별도로 만들었다.1995년 장애인교회를 설립해 이어오고 있다.이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다보니 도울 곳이 많다..휠체어리프트 차량 운영,전용 목욕탕 개설, 매달 목욕지원,청소와 도배 지원, 문화체험 등입니다."

교회는 이밖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무료 의료지원, 법률상담, 쉼터운영, 설·명절 나들이, 생필품 지원 등을 하고, 농어촌이나 낙도 지역을 포함해 해외 선교지에서 무료진료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사회복지법인 성민을 설립한 이후 성민(장애인)복지관, 마들종합사회복지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등 10개 산하기관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 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 목사는 사회복지법인을 통해 새로운 도전도 했다. 법인 산하 성민사회복지연구소가 취약계층이 주도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자립적인 일상의 삶을 계획하는 일을 준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평생과정설계' 이론과 실천체계를 정립했다. 특히 평생과정설계는 전 생애에 걸쳐 교육, 주거, 문화여가, 의료, 직업 등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되었다.

이 과정은 전국의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240회 이상 교육이 진행되었다. 특히 120여개 기관, 전문가와 장애인 가족 등 6900여명에게이론과 경험적·실천적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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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팻말을 들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 오른쪽이 순복음노원장애인교회 서옥인 목사.(위) 김장나눔 봉사자들이 각 지역으로 김치를 배송하고 있다.(중간과 아래))/부두완 기자
-사회복지계에 많은 화두를 던진 후견인제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연구소가 한국 최초 설계안을 만들었어요. 성민성년후견지원센터를 사회복지법인 중 전국 최초로 설립했습니다. 이 제도는 장애인의 권리옹호와 법적지원을 위해 성년후견 제도와 관련된 교육과 상담, 정보제공 등의 사업을 수행합니다. 특히 가정법원으로부터 후견법인으로 허가받은 사회복지법인들은 장애인, 어르신, 미성년 등 후견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법적 지원을 하는 후견법인이자 후견감독법인이 되는것이예요."

-2024년 마지막 달입니다. 사회의 어른으로 한 말씀해주세요.설교에 국가를 위한 기도와 6·25참전용사,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하는데.
"사랑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외된 곳이 여전히 있음을 알기에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크게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월남전 참전했어요… 나라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우리나라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은 국가인가요. 특히 근대사는 더욱 그래요. 희생된 영웅들을 우리가 존경하지 않으면 큰일납니다."

80대인 유 목사는 우리 사회의 어른이다. 그는 연말연시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메시지보다, 계획 세우고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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