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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號, ‘트럼피즘’ 뚫는 ‘조선·전력기기’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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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1. 31. 06:00

계열사 연간 영업이익 고속 성장
HD한조양 408%, HD현대일렉 112%↑
현지 수요 충분…무역장벽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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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HD현대
HD현대 계열사들이 호황기를 맞은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을 쌍두마차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격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서도 정기선 대표의 수익성 위주 선박 수주 전략과 전력기기 설비 증설 등 적재적소 투자로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는 미국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 극복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HD현대는 미국 함정 MRO 사업과 미국 현지 전력기기 생산력 증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사업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 성장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로 떠오르는 HD현대일렉트릭은 6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112.2% 증가했다.

이는 정기선 HD현대 대표의 사업 전략이 조선·전력기기 호황과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조선 사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친환경 선박' 집중 수주를 이끌었다. 또 전력기기 사업에선 수요증가에 대비해 설비 증설을 주도해왔다. HD현대일렉트릭 앨라배마 법인은 지난 2019년 증설을 완료해 초고압 변압기 연간 생산능력을 100대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지난 7월에는 보관장을 새롭게 증축했다.

업계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올해 실적에도 기대감이 쏠린다.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1분기 HD현대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약 8400억원에 달해 전년동기 대비 약 6%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변수라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존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사인하며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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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법인 전경./HD현대
이에 정기선 대표의 '선구안'이 트럼피즘도 뚫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HD현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주력인 조선에서는 함정 MRO 사업으로, 전력기기 사업에서는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해군 함정 MRO(보수·수리·정비) 수주전에 본격 뛰어들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척 이상 MRO 사업 수주 목표를 세우고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등을 검토중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선박 건조 역량을 확보하겠다"며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해양부문 수주 목표를 지난해 목표인 135억 달러보다 34% 높은 180억5000만달러로 수립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미국 내 생산능력 확보로 관세 위험을 덜었다. 회사는 올해부터 미국 앨라배마 제2공장 건립에 185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150대로 확장하고 현지 최대 전압 사양인 765킬로볼트(kV)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투자 기조에 따라 현지 발전·전력망 수요도 무리 없이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는 최근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5000억달러(약 716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의 잠재력에 힘입어 올해 수주 목표를 38억2200만 달러로 정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앞서 기관투자가 대상 신년 간담회에서 "미국이 보편관세를 매길 가능성은 있지만 변압기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 계약 단계에서 이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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