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감사원 “선관위원장, 2022년 ‘세컨드폰’으로 정치인들과 연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01010000097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3. 01. 20:38

감사원 사진
서울 삼청동에 있는 감사원 전경. /천현빈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 재임 당시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관위 명의의 '세컨드 폰'을 만들어 정계 인사들과 연락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은 1일 선관위 인력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내고 2022년 1월 당시 선관위 김세환 사무총장은 정보정책과장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해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김 전 총장이 이 휴대전화를 정치인들과 연락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총장은 "휴대전화를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휴대전화로 정치인들과 통화나 문자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감사 과정에서 밝혔다. 2022년 3월엔 대선, 6월엔 지방선거가 진행된 해다. 선관위 사무총장이 '세컨드 폰'으로 선거에 앞서 정치인들과 소통했던 셈이다.

정치인들과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김 전 총장은 "각양각색"이라며 "그 부분까지는 말할 수 없다"고 구체 언급을 피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 확진·격리 유권자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소쿠리와 라면상자, 비닐 쇼핑백에 담아 옮기는 일명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고, 김 전 총장은 이에 책임 지고 3월 사퇴했다.

김 전 총장은 퇴직하면서 선관위 명의로 개통해 사용했던 해당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고 가져갔다.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자 김 전 총장은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사용 명세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퇴임 1년 8개월 만인 2023년 11월에 반납했다.

김 전 총장은 소명자료 등에서 "휴대전화를 일부러 가져간 것이 아니라 직원이 알아서 관사에 있던 짐을 꾸려줄 때 의도치 않게 해당 물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선관위 직원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감사원은 김 전 총장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장은 2019년 아들이 인천 강화군선관위에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도록 부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선관위 직원들 김 전 총장의 아들을 '세자'로 불렀다. 또 김 전 총장의 '과도한 자식 사랑'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