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트로트 지키고 싶은 마음에 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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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연구가 박찬호는 "한국가요사"에서 조선의 가요황금기는 '타향살이'에서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노래는 1934년 2월 콜롬비아 레코드사가 주최하고 조선일보사가 후원했던 '전선 9대도시 가요 콩쿠르'에서 3등을 했던 고복수의 데뷔곡이었다. 고복수의 애조 띤 소박한 중저음 목소리와 특별한 기교가 없는 순수한 창법이 돋보이는 이 노래는 일제로부터 나라를 잃고 간도 만주 일본까지 쫒겨나고 강제노동자로 끌려가던 유랑민 신세였던 한민족의 고향을 잃고 나라잃은 서글픔을 잘 표현하고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당시 한반도에서는 일제의 감시속에서 강제적으로 군국가요를 불러야 했지만, 고복수의 만주 하얼빈 공연이나 북간도 용정 공연에서는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에 살고 있는 동포들이 가수와 함께 이 노래를 수없이 반복하며 부르다 기어이 통곡의 눈물바다를 만들었다고 한다. 트롯 황태자 김용빈은 타향살이를 부르면서 22년차 경력의 트롯 가수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음색과 수많은 트롯기교와 강약의 리듬조절로 노련하게 애절한 비극적 감정을 노래로 형상화함으로써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고향을 떠난 실향민들의 설움을 공감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라는 나라잃은 슬픔의 역사적 사실을 이 시대에 다시 소환하였다. 김용빈은 경연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인 톱7 결정전에서 부르지 않으면 영영 잊혀져 갈 수도 있는 정통트로트 타양살이를 부름으로써 트로트의 음악적 유산과 민족의 얼을 다시 회복시키고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승하였다. 이렇게 1934년에 유행하던 고복수의 타향살이는 김용빈에 의해서 90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트롯장르에 대한 지루함을 호소하는 분위기속에서 등장한 김용빈은 그동안 미스터트롯에 없었던 유니크한 재능들을 많이 가진 완성형 트로트가수 같아 보인다. 막강해보이고 영원할 것 같았던 기존의 트롯팬덤들이 김용빈으로 인해 조금씩 균열을 보이고 있고, "명품트롯" "고급트롯" "홀리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김용빈에게로만 팬들의 쏠림현상이 있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신세대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마치 가창력이 부족한 것 같이 보이는 트로트창법을 가진 그에 대하여 박현진 작곡가는 이렇게 평가한다. "김용빈은 노래의 길을 아는 가수다. 굽은 길, 바른 길, 오르막길을. 그리고 자루하지 않다. 너무 여유가 있어 반주를 먼저 보내고 그 뒤를 따라 슬슬 가는데 또 그것이 너무 매력이 있다. 김용빈은 최고의 가수가 될것 같다"
지난 8주 동안 내내 국민투표에서 부동의 1위였던 김용빈이 최종 결승전에서 갑자기 진의 왕관을 받는다면 미스터트롯 사상 전무후무한 새로운 극적 드라마를 쓰게 될 것이다. 그는 진정 별칭에 걸맞는 정통트로트의 황태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트로트 황제로 등극할 기회들을 얻게 될 것이다. 김용빈은 분명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될 것 같다. K방송국 경연에서 이미자의 "노래는 나의 인생"과 "내 삶의 이유있음을"을 불러 감동을 주었던 김용빈은 결승전에서 인생곡 나훈아의 "감사"를 부른다고 한다. 그의 선곡을 보면 지금 경연참가자가 아니라 정통트로트를 계승하고 전승하고자하는 정통트로트의 후계자 같다. 이번 3월 13일 목요일밤 과연 누가 왕관을 쓰게될지, 미스터트롯3 드라마의 대관식 피날레가 너무나 궁금하다. 트로트의 새로운 드라마를 쓰고 있는 김용빈이 왕관을 쓰기를 원하는 수많은 팬들은 지금 결승전 당일 투표번호 5를 애타게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