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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수익성’에 도전 접었다…제4인뱅 유력후보 잇달아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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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3. 18. 18:00

더존뱅크·유뱅크 컨소시엄, 예비인가 신청 포기
정치적 불확실성에 제4인뱅 사업 중단 우려 나와
“요건 미충족 시 선발 없어”…무산 가능성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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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뱅크, 더존비즈온 CI./각 사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출범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참여를 철회하고 있다. 탄핵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 데다, 충분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잇따른 유력 후보의 이탈로 제4인뱅 출범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존뱅크 컨소시엄과 유뱅크 컨소시엄은 이달 말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두 컨소시엄은 각각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면서 유력한 제4인뱅 후보로 점쳐졌었다. 두 컨소시엄의 낙마로 현재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은 총 4곳(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으로 좁혀졌다.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한 컨소시엄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았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더존비즈온은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추진보다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유뱅크 컨소시엄도 "최근 정국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4인뱅 사업 자체가 지난 2023년 정부의 은행 독과점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만큼, 탄핵 사태 여파로 자칫 정책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예비 인가를 받더라도 실제 영업을 개시할 수 있는 본인가를 받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리는데, 그 사이 정치 및 금융 환경이 크게 변화해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탄핵 국면 이후에 은행업 본인가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인터넷은행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각 은행들의 준비도 마무리 단계였다"며 "지금은 제4인뱅의 실효성 자체에도 의구심이 들뿐더러, 아직 예비인가조차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권 상황에 따라 사업이 언제든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은행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다른 인터넷은행·시중은행들과 큰 차별점을 두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는 중기·소호가 많아지면서, 출범 이후에도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범 당시 비교적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었던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도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까지 3년, 케이뱅크는 4년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제4인뱅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심사 기준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데다,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유력 후보들의 이탈로 예비인가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실제 금융위도 지난해 심사 기준을 공개하면서 "요건을 충족하는 곳이 없다면 한 곳도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더존뱅크, 유뱅크 컨소시엄의 이탈로 단독 유력주자로 떠오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컨소시엄의 준비가 부족해 접수하지 못하는 것을 외부 환경의 탓으로 이유를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참여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이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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