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USA ‘故 김석연 일병’ 딸의 품에 안기다
△ 한·미 유해발굴 교류협력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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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 병사의 유해가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7일, 1950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카투사(KATUSA) 고(故) 김석연 일병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의 유해를 가족에게 인계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했다.
△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 군에 입대했다"
1922년 서울시 중구에서 태어난 김석연 일병은 1950년 8월 카투사로 입대했으며, 같은 해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이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문숙 씨에 따르면, 조부모로부터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 군에 입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김 일병은 6·25전쟁 발발 후 피난을 떠나는 과정에서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을 남겨둔 채 전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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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은 2020년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송환된 유해에 대한 감식 작업을 진행한 결과, 해당 유해가 김석연 일병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2000년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48명에 이르렀다.
국유단은 2011년 미 DPAA의 전신인 미군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이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총 314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20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유해 확인까지 이어진 끈질긴 노력
고 김석연 일병의 신원 확인에는 탐문팀의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 유해가 발굴된 북한 장진군 신흥리 일대의 전사(戰史) 연구를 통해 병적부 및 전사자 명부를 분석하고, 행정관서의 협조를 얻어 유가족을 추적했다. 유가족의 DNA 시료 채취 후 정밀 분석을 거친 결과, 김석연 일병과 그의 딸 김문숙 씨(79) 간 부녀 관계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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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 일병의 귀환 행사는 3월 27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열렸다. 행사에서 국유단은 유가족에게 김 일병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 및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김문숙 씨는 "너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이제야 아버지의 실체가 느껴진다. 유해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국유단은 앞으로도 유해 발굴 및 신원 확인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