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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영구채 털어내는 HMM… 최원혁 대표,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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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4. 04. 06:00

7200억 영구채 산은·해진공 주식 상환 전망
지분 72% 까지 상승하면 민영화 지연 우려
SCFI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 미국발 변수 주목
hmm 마켓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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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산적했고 시황은 악화하는 시점, HMM과 대주주인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가 7200억원 남은 마지막 '영구채'를 털어낸다. 결국 HMM의 주인을 찾아줘야 하지만 또 빌려준 돈은 받아야 할 의무가 있는 대주주들과 빨리 털어내야 주인 찾기에 좋고 당장 재무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HMM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계륵'을 청산하는 셈이다.

그간 영구채는 자꾸 부풀어오르는 HMM의 몸값을 낮추는 장치인 동시에, HMM 잠재적 매수자의 지분을 희석 시킬 일종의 장해물로 인식 돼 왔다. 물론 늘어나는 정부 기관의 지분이 매각의 또다른 족쇄임은 맞지만 당장 이달부터 이자가 오르고 이해관계도 복잡한 영구채 정리가 더 급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제 지난달 말 선임 된 최원혁 HMM 대표는 불리한 영업환경을 자력으로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대비 56%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실적을 최대한 방어해야 한다. 기회도 있다. 미국이 실제로 대(對)중국 입항 수수료 조치를 시행하면 HMM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최 대표는 임기를 HMM이 글로벌 톱티어 선사로 가기 위한 성장의 시간으로 삼고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대주주인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 7200억원의 영구채를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HMM의 현금성 자산은 약 1조4000억원이며, 이를 포함한 유동자산은 18조원을 육박해 유동성은 충분한 상태다. HMM으로서는 계속 이자를 내는 것보다는 조기 상환 하는 게 유리한 선택이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상환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주식 전환이 완료되면 산은·해진공의 지분은 67%에서 71.69%까지 상승한다.

산은·해진공의 지분이 무려 70%가 넘는 상황은 민영화 작업에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HMM 매입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은 주요 대기업들로 꼽히는 곳들이 아니었고, 막판에는 하림과 동원이었으며 결국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일각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72%에 육박하는 지분 매각이 과연 순조롭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사실 매각의 주체가 산은과 해진공이다보니 최 대표가 할 수 있는 작업은 많지 않다. 최 대표는 CJ대한통운, LX판토스 등 물류업계에서 40년 이상 근무한 만큼 역량을 발휘할 부문은 불황 속 영업 전략이다. 앞으로 나타날 매수인 입장에서도 인수해야 하는 지분이 상당해 자금 부담이 되더라도 해운의 전망이 좋거나 HMM의 경쟁력이 확실하다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현재 업황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의 지수는 1357로, 지난해 3분기 평균 3082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발 상호관세 조치로 전 세계 무역이 위축될 시 고스란히 해운 운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현재로서는 운임의 상승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HMM의 현재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HMM의 유동부채는 2조3572억원인데, 같은 기간 보유한 기타 유동 금융 자산만 14조원이 넘는다. 이를 잘 유지하는 것도 최 대표의 과제다. HMM은 내부적으로 자산 효율화 작업도 지속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만 터미널 HMM퍼시픽을 정리 중인데, 이는 과거 한진해운의 터미널을 인수한 것으로 기존 보유 터미널의 운영을 고려해 합리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은 미국에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선사와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 선박 당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6000만원)를 부과한다는 조치를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나온 상호관세보다도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고강도의 정책이다.

HMM의 사업 부문에서 90%를 육박하는 컨테이너는 8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중국 선박은 5척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중 2척은 용선으로 반선을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3척도 1700TEU 정도로 매우 작은 선박에 속한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이 들어가는 선박들은 1만3000~2만TEU 수준이다. 통상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국산 선박 비중이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들로서는 입항료 부담이 운임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국내 해운사들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관세인상에 따른 혼란도 크기 때문에 입항수수료 추진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이번 USTR 제안으로 중국 해운·조선업계를 기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시장에 전달했다. 어떤 제재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선사와 화주들은 선적으로 중국 관련 선박을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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