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토허제 해제로 늘어난 주택 거래 시차 반영
한은 "DSR 3단계 규제 관련 당국과 지켜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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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4조4000억원 증가했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말부터 1분기까지 금융지주들이 CET1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업대출을 소극적으로 운용해왔었다"며 "비율이 개선되면서 다시 공급을 확대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정책금융기관의 기업 대상 자금 지원 확대와 4월 부가세 납부 수요가 맞물려 대출 증가 폭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다만 박 차장은 "3월 마이너스 흐름 자체가 이례적이었던 만큼 이번 증가는 기저 효과가 일부 작용했고, 분기 말 일시 상환이 재취급된 측면도 있다"며 "투자를 위한 실질 자금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이 신용 리스크 관리 기조를 감안하면, 대출 공급이 급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에 대해 박 차장은 "2~3월 서울 지역 주택 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1분기 상여금 유입이나 부실채권 상각 같은 계절 요인이 사라지며 기타대출이 반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7월 도입 예정인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일부 수요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어 금융당국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변화에 대해서는 "2월 토허제 일시 해제로 거래가 늘었고, 그 영향이 4월초부터 본격 반영됐다"며 "3월 말 확대 재지정 이후엔 서울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한편 은행 수신은 4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에서 36조8000억원이 빠져나가며 전체 수신이 25조9000억원 줄었다. 부가세 납부, 배당금 지급, 지방재정 집행 등으로 기업 자금 유출이 집중된 영향이다. 정기예금은 5000억원 늘었고, CD와 은행채는 일부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