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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국서 6일간 무역협상 결론 못내...9월 1일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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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28. 07:02

여한구 방미, 러트닉 상무장관·그리어 USTR 대표 행정부 인사와 협상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과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논의
베선트 재무장관 제시 무역협상 시한 연장 9월 1일까지 협상 진행 가능성
여한구
여한구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국대사관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지난 22일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무역협상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국과 미국이 27일(현지시간)까지 1주일 가까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무역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율 및 철강·자동차 등에 대한 부문 관세가 주요 의제인 한·미 무역협상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날 주요 교역국과의 협상 연장 시한으로 새롭게 제시한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께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겸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토드 영 상원의원·영 김 하원의원 등 의회 주요 인사들과 약 30차례 만나 관세 등 주요 통산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대화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부터)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여 본부장은 미국 도착 당일인 22일 러트닉 상무장관·그리어 대표와 3자 회담을 가진 후 그리어 대표와 양자 회담을 진행했으며 버검 위원장과는 알래스카주 천연가스 개발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니라, 향후 한·미 간 협력의 틀을 새롭게 구축할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로 그동안 한·미 양국이 쌓아온 협력 모멘텀이 약화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치열하게 협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전기차·배터리·조선·군수·원자력 등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한·미가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미국 백악관 부통령실 국제통상특보 및 아시아·통상 담당 면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벤자민 르로이 미국 백악관 부통령실 국제통상특보 및 아시아·통상 담당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함께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부터 구글 정밀 지도 반출에 이르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조선 협력 이슈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 양국의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주요 세부 의제에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관세를 최소화하는 것이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논리로 미국 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부터 이미 적용 중인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는 물론 향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등 품목 관세를 철폐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한·미 양국 간 관세 협상은 현재 서로 구체적인 희망 사항을 테이블 위로 올려놓고 밀고 당기기식 협상을 시작하려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 유예 90일이 만료되는 다음 달 8일, 또는 베선트 장관이 제시한 새로운 시한 9월 1일까지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현재 통상 환경이 매우 불확실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국내적 상황으로 한·미 간 협상이 지체됐지만 지금부터는 실용주의적,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호혜적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해 미국 측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교역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과 관련, "우리는 200개 국가와 협상해야 하지만, 그 모든 국가와 협상할 수는 없다"며 "다음 1주 반(열흘) 내에, 혹은 아마도 그 전에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그들이 지불해야 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18개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들이 있다. 만약 우리가 18개 주요국 중 10개나 12개를 타결할 수 있다면 또 다른 20개의 중요한 (교역) 관계가 있는데, 그러면 우리가 노동절까지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국가가 압박을 받는 것 같다"면서 "국가들이 매우 좋은 거래를 들고 우리한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의 연쇄 협상과 별도로 박정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을 실무대표로 하는 관계 부처 및 대미 협상 태스크포스(TF)는 제3차 한·미 기술 협의를 진행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여 본부장의 방미 기간인 24∼26일 워싱턴 D.C.에서는 균형 무역·비관세 조치·경제 안보 등 주요 의제와 관련한 세부 현안들에 관한 상호 입장을 좁혀나가기 위한 제3차 한·미 기술 협의도 함께 진행됐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실무 대표로 나선 한국 대표단에는 산업부 외에 유관 부처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양국 대표단은 앞서 진행된 1∼2차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화한 쟁점들을 하나씩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양측의 입장을 더욱 세밀하게 확인해 나가면서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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