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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5년 영공 지킨 ‘하늘의 도깨비’… F-4 팬텀, 국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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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현 기자

승인 : 2025. 06. 30. 18:00

전쟁기념사업회, 퇴역한 F-4팬텀 인수
20일 용산 전쟁기념관서 일반에 공개
국민 성금 모은 '방위성금헌납기' 재현
방위성금헌납기를 재현한 F-4D 팬텀(왼쪽)이 3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야외부지에서 외관 작업 중에 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지난해 퇴역한 팬텀기를 인수해 미 공군은 F-4C 기종과 나란히 전시한다. 새로 전시될 팬텀은 오는 20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정채현 기자
55년간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켜오다 퇴역한 '하늘의 도깨비' F-4 팬텀이 국민 곁으로 돌아온다. 특히 이번 기종은 1975년 우리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방위성금으로 구입했던 '방위성금헌납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더 의미가 있다.

30일 전쟁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전쟁기념관은 서울 용산구 기념관 야외 부지에 오는 20일부터 F-4D 팬텀을 전시한다. 해당 F-4D전투기는 그동안 경남 진주의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정비 교보재 기체로 사용해 오던 것을 전쟁기념사업회가 인수했다. 기체는 지난해 경기도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열린 퇴역식에 전시된 뒤 전쟁기념관으로 이전했다.

전쟁기념사업회는 현재 기체 도장 보완·추가 고증 마킹·설명판 설치 등 추가 작업 중이다. 기체 재조립은 지난 26일 완료됐다. 팬텀은 총 5주간의 작업을 거쳐 전쟁기념관 야외전시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에 전시 중이었던 미국 공군의 팬텀(F-4C) 바로 왼쪽 자리에 나란히 전시된다.

우리 공군이 운용했던 F-4 팬텀은 총 187대다. 최초 우리나라는 1969년 미 정부가 제공한 특별 군사원조 1억 달러 중 6400만 달러를 들여 1개 대대분의 F-4D를 도입했다. 당시 북한은 성능이 뛰어난 MiG-21 등 최신 전투기도 보유하고, 군용기 보유 대수가 우리 보다 두 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 공군은 당시 세계 최강의 전투기 팬텀의 도입으로 공군력 비대칭을 일거에 해소했다. 실제로 1971년 6월 1일 발생한 소흑산도(현 가거도) 근해 대간첩작전은 팬텀의 능력을 증명한 대표적인 전적이다. 이날 새벽 북한의 대형 무장간첩선이 소흑산도 근해에 출몰하자 공군과 해군은 합동작전을 벌였다. 북한 간첩선은 대공화기로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공군 F-4D 전투기가 격침시켰다. 이번에 전시될 기체는 F-4D 기종을 과거 국민의 성금을 모아 구입한 '방위성금헌납기' 모습으로 재현한 것이다. 1975년 '북한 김일성 중국 방문' '베트남 공산화' 등 안보위기 상황이 조성되자 국민들이 방위성금을 모았다. 정부는 방위성금 163억원 중 71억원을 들여 F-4D 5대를 구입했다. 공군은 지난해 F-4E 퇴역식을 앞두고 가진 팬텀 고별비행에서 방위성금헌납기를 재현하는 정글무늬 위장을 하고 전국을 비행했다.

F-4는 처음 도입 후 55년간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는 주력 전투기로서 활약해 왔다. 하지만 공군은 전력 증강 사업을 지속 추진해 1986년 4월 F-16D를, 2005년 10월에는 F-15K를, 2019년 3월에는 F-35A를 도입했다. 공군의 최신 전력이 지속 강화됨에 따라 역할은 줄어든 F-4 팬텀은 지난해 전 기체가 퇴역이 확정됐다. F-4D는 2010년, RF-4C는 2014년, 마지막 F-4E는 지난해 6월 모두 퇴역했다.

전쟁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정글위장 도장 팬텀 기체를 민간에서 관람 가능한 곳은 전쟁기념관이 유일하다"며 "55년간 영공을 지키다 국민들 곁으로 돌아온 F-4팬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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