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대비 여신 포트폴리오 부족…가계대출 의존 높아
수익성 악화 우려…소호대출·유가증권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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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 대비 낮은 예대율로 자금 운용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예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수익 확대,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진출이 향후 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예대율은 각각 73.3%, 49.5%로, 작년 말 대비 각각 5.3%포인트, 3.7%포인트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61%로 같은 기간 4%포인트 상승했는데, 업비트 예치금 감소로 수신 잔액이 약 7000억원 넘게 줄어든 영향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 대비 대출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낮을수록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석된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95%~99%으로, 규제 기준(10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예대율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이유는 수신 대비 여신 포트폴리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이후 높은 예·적금 금리, 모임통장, 가상자산거래소 제휴 등을 통해 수신을 빠르게 늘렸지만, 비대면 기반 특성상 기업대출 확대가 어려워 여신은 가계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90%~95%에 달한다.
문제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각 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치를 기존의 50% 수준으로 축소하고, 주담대·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는 대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미 시중은행과의 경쟁 심화로 여신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 영향으로 하반기 예대율의 추가 하락은 물론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규제 반영에 따른 전산 작업으로 일부 대출 접수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대출 영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직접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넷은행들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자수익 방어를 위해 규제 영향을 덜 받는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며, 케이뱅크도 개인사업자 중심 여신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풍부한 수신 기반을 활용한 유가증권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3사의 유가증권 보유 규모는 작년 말 30조951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5조4151억원으로 증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들은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로 구성돼 있어, 이번 규제가 전체 성장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 대출 확대, 플랫폼·수수료 수익 강화,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대응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