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협상 '전략적 판단'강조
"실용주의적 국익극대화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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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여한구 본부장은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관세가 철폐 혹은 대폭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그는 "상호관세 25%와 자동차 25%, 철강 50% 등 품목관세는 매우 불합리하며 향후 한미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관세 중심의 제로섬 게임을 제조업 협력 중심의 포지티브(Positive)섬 게임으로 바꾸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 배터리·조선·군수산업 등 여러 유망한 협력분야가 제조업에 몰려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대미투자와 미국의 첨단기기 구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새 정부가 역점을 두는 AI도 미국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면 양국의 파이가 모두 커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유예 시간인 다음달 1일 전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랜딩존을 염두하고 딜을 시도하는 협상을 해야한다"면서 "금주에는 관계부처·이해관계자와 논의하며 협상의 내용과 범위를 위임받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농산물 분야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으긴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여 본부장은 "알래스카 LNG는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성이 있을 것이라 보지만 상업성을 판단할 자료가 더 필요하다"면서 "앞선 방미에서 알래스카 주 상원의원과 백악관 에너지위원회 겸 상무부 장관을 만나 기초 자료를 요청했고, 지금 상태에서 법적으로 구속되는 약속을 하긴 어렵다는 점을 미국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산물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어느 국가의 FTA를 들여다봐도 고통스럽지 않은 경우가 없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 산업경쟁력이 강화된 사례를 고려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미국 반도체 관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조사에 나서면서 품목별 관세를 새로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 측에 미래 나올 수 있는 품목별 관세에 관한 굉장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관세 뿐 아니라 미래 관세에 대해서도 협상 테이블에 놓고 논의 해야 한다고 미 측에 주장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 본부장은 앞선 두 번의 방미를 통해 미국 협상 파트너들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여 본부장은 "지난 한 달여간 새 정부가 실질적인 논의를 진전시켰으며 현재는 협상을 이제 가속화하는 단계"라면서 "남은 기간 실용주의적 국익 극대화에 방점을 두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