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 현장에서 이를 배경으로 '틱톡 셀카'을 찍은 러시아 청년들이 당국에 구금됐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크라스노다르 지방 내무부는 '비상시 행동 수칙 위반' 등의 혐의로 러시아 여성 다샤(21)와 카리나(19) 등 2명과 20대 남성 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야간 드론 공습으로 화염에 휩싸인 소치 아들러 지구 석유 저장소를 배경으로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영상 속 소녀들은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남성은 상의를 탈의한 채 두 팔을 번쩍 드는 등 장난스러운 행동을 했다. 영상에는 러시아 가수 엔드슈필의 노래 ‘라즈베리빛 새벽'이 흘러나왔다.
이들은 타 지역 출신으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퍼지면서 현지 비영리단체인 '러시아 인터넷 안전 연맹'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전혀 모르는 건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크라스노다르 지방 내무부는 "행동에 상응하는 법적 처벌이 따를 것"이라며 "비상사태 지역에서의 영상 촬영은 구조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 시민들은 SNS 게시물을 쓰는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화재는 소치 아들러 지구의 2000㎥ 규모 석유 저장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야간 드론 공격에 의해 발생했다. 크라스노다르 주에 따르면 진화 작업에 소방관 120명이 투입됐다. 러시아 민간항공 당국 로사비아티아는 안전상의 이유로 소치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이 러시아 연방법 제20.6.1조 1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최대 3만 루블(한화 약 5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