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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현장] “진실은 멈추지 않는다”…조성현 PD의 ‘나는 생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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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08. 13. 13:26

2023년 공개된 '나는 신이다'의 두 번째 이야기
형제복지원→JMS까지 고통 견디며 마주한 8개 에피소드
조성현 PD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넷플릭스
"제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빠 감옥 가?' 그 말에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생존자다' 제작발표회가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작품 공개를 앞두고 느끼는 부담감과 제작 과정에서 겪은 법적 위협, 내부 유출까지 담담히 털어놨다.

조 PD는 "오는 15일에 공개하기로 했는데 혹시라도 못 하게 되면 어쩌나 싶었다. 오는 길이 무거웠다"며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2023년 3월 공개된 '나는 신이다'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리즈다. 조 PD는 시즌1에서 JMS 피해자로 등장했던 메이플을 다시 '생존자'로 명명하며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로서 깨달은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형제복지원·지존파·삼풍백화점 붕괴·JMS 사건 등 실화 4건을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조 PD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본인을 피고인으로 올린 소송만 6건에 달한다. JMS는 이번에도 작품 공개를 막기 위해 지난 5일 MBC와 넷플릭스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총 3건이 접수됐다. 그는 "12일 법원 신문이 있었다"며 "왜 이렇게 공개를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이 이야기가 불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반드시 알려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현 PD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넷플릭스
기획의 출발점은 메이플이었다. 조 PD는 "그분들을 보며 '지옥에서 살아남아 증언하는 생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당했나'라는 댓글을 보고 제목을 '나는 생존자다'로 정하게 됐다"고 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2년 전 'PD수첩'에서 직접 취재했던 기억으로 다시 꺼냈다. 조 PD는 "그분들을 다시 만나보니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건이었다.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시리즈가 내레이션 없이 생존자들의 육성으로만 구성된 이유도 바로 이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제작 과정 중 JMS 신도였던 일부 인물은 세뇌에서 벗어나 조 PD 측에 증언자로 나섰다. 그는 "편집본이 유출됐을 때도 걱정이 많았으나 오히려 스파이로 의심했던 인물들이 증언자가 돼준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2년에 걸친 제작 과정에서 분노와 눈물도 반복됐다. "이토록 처참한 사실을 몰랐고, 왜 피해자들이 말을 꺼내지 못했는지도 이해하게 됐다"며 "그래도 저희를 믿고 카메라 앞에 서준 분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조 PD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의 바람을 전했다. "이분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그저 사과받고 싶은 건데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 방송이 진심 어린 사과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JMS에서 탈퇴한 분들이 일상을 되찾고 출산하고 부모가 되더라. 메이플도 12월이면 아이 엄마가 된다"며 "그런 삶의 회복이 가능하다면 이 고통쯤은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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