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유럽 정상과 통화 트럼프 "휴전 협정보다 평화협정 직행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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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날 알래스카에서 이뤄진 미·러 정상회담 결과를 전달받은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월요일(18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살육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초대해 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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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사이 3자 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푸틴을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을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이른 새벽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앨래스카에서의 하루는 훌륭하고, 매우 성공적이었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월요일 오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이 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외교정책 보좌관은 국영 TV에 미·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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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스키 대통령은 총 1시간 30분 동안 통화했고, 다른 지도자들이 합류하기 전 1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 등으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뤄터 사무총장과 함께 13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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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푸틴이 휴전(Ceasefire)을 원하지 않고, 전쟁 종식(end of war)을 위한 포괄적 협정을 선호한다며 "빠른 평화 합의가 휴전보다 낫다"고 말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각국 정상들은 미·러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자 일단 휴전하고 영토 등 나머지 문제는 적절한 순서로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정상과의 통화와 관련, "모든 참석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전쟁을 종식하는 최선의 방법은 종종 유지되지 않은 휴전 협정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으로 직행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EU 지도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준비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철통같은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진 합의한 게 아니다"라며 "다음 단계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추가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군대나 제3국의 협력에 어떤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상기했다.
이들은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살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고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先) 휴전·후(後) 협상'이라는 기존 요구는 성명에서 빠졌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정상들은 정전보다 평화 협상이 더 낫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