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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ROE 12%” 제시한 이한우號 현대건설, 실언이냐, 자신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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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12. 18. 19:34

글로벌 원전 붐에 수익성↑ 기대
최영 뉴에너지사업부장 중심으로 진행
“미국·유럽서 원전시장 확대…新 기회 올 것”
증권가, 현대건설 2027년 ROE 6~8%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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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 12%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원전을 제시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원전 붐으로 인해 관련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발생되고 있어서다. 다만 2030년 ROE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아 이상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현대건설의 ROE는 1%대(2020년)에서 6%대(2023년)로 상승했다가 -2%대(2024년)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부진에 따른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은 게 컸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ROE가 3%대로 반등했지만 5% 안팎의 다른 주요 업체들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ROE는 5~6%대를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6% 안팎을 기록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16%대(2021년)에서 5%대(2024년)로 하락했다. GS건설은 -10%대(2023년)에서 5%대(2024년)로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30년 ROE 12% 달성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에너지 중심 성장 전략인 H-로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목표치를 공개한 바 있다. 기업가치제고 계획 차원에서 밝힌 당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올해 3%대의 ROE를 가정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8% 포인트씩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일단 이 대표가 이 같은 계획을 밝힐 수 있었던 배경엔 천문학적인 글로벌 원전시장이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35년 글로벌 원전 시장규모가 약 165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100기가와트(GW) 수준인 원자력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4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행정명령을 통해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기로 했는데, 업계는 총사업비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글로벌 원전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경쟁사들도 해외 원전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중심으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해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실제 대형원전과 차세대 원전을 비롯한 원자력사업과 송·변전,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뉴에너지부문으로 분류하고, 미주·유럽·중동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영 뉴에너지사업부장(전무)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최근 웨스팅하우스 부사장 출신인 '마이클 쿤'을 미국법인 원자력 기술영업 담당으로 영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 프로젝트는 여타 프로젝트와 달리 단가가 높다.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수조원에 달한다"며 "원자력이나 SMR 등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려 ROE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전 시공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원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현대건설에게 새로운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현대건설의 사업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목표치 달성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용 발생과 같은 사례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말레이시아 전력플랜트와 폴란트 석유화학플랜트 발주사로부터 각각 400억~500억원, 1700억원의 본드콜을 요청받은 바 있다. 일단 주요 증권사들은 2027년 현대건설 ROE 추정치를 6~8%대로 예상한 상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조직 효율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고, 말레이시아 전력플랜트의 본드콜 비용이 아직 재무상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자회사 실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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