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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2년] 우크라이나 ‘쩐의 전쟁’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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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2. 23. 06:00

바이든의 '지원안' 미의회서 발목
트럼프 재집권땐 지원 끊길 우려
UKRAINE-CRISIS/EAST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아우디이우카 인근 마을에서 한 주민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4.2.19.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24일로 전쟁 2년째를 맞는 우크라이나는 '쩐의 전쟁(錢爭)'에서 밀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이 포함된 1059억 달러(약 142조원)규모 패키지 법안인 '2024 회계연도 긴급 추가 재정 지원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집권기간에도 미국 일방주의 고립 노선을 택한 바 있고 이후 나토 탈퇴를 공공연하게 주장해 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MSC)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문자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트럼프는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미국의 군사지원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대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쿠주 아우디이우카가 함락된 것은 상징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며 전면전을 피해왔지만 전 세계 광범위한 국가들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조치를 피할 수 없었다. 러시아 은행들은 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정)국제 결제망에서 차단돼 EU 수출길이 막혔고, S&P 국가신용등급평가에서도 BB+에서 SD로 6단계나 추락하면서 루블화 폭락사태를 맞았다.

이 때문에 불룸버그는 2022년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최대 마이너스 15%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2,2% 역성장에 그쳤다. 중국과의 경제블록화, 천연가스 가격 등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23년 2월 워싱턴포스트는 '경제제재가 러시아를 멈추지 못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4%로 반등했고 무역수지도 흑자를 냈다.

반면 전쟁발발 이후 주력 수출품인 곡물 수출이 차단되고 산업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는 2022년 성장률이 마이너스 29.1%로 대폭락했다. 2023년엔 기저효과와 부분적 곡물 수출 재개로 5%대로 회복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도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지원해야하는 부담을 떠안았고 여론의 관심도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로 옮겨갔다.

나토동맹국들 역시 우크라이나가 별러 왔던 지난해 여름 대공세에서 뚜렷한 전과를 못 올리면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능력에 회의를 품게 됐다. 2년에 걸친 전쟁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됐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이 끊기면서 돈줄이 마르고, 무기가 고갈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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