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캠프 해킹...해킹 보면 러·중·이란이 원하는 미 대통령 보인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1201000627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8. 12. 11:15

MS "이란, 트럼프 캠프 계정·데이터베이스 해킹 시도"
NYT "러·중 등의 세번 연속 미 대선 개입 본격 시작 예고"
"러, 트럼프 재선 선호...이란, 복수 결심"
"中, 트럼프·해리스 싫어해 어떻게 할지 미결정"
US-VOTE-POLITICS-TRUMP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몬태나주 보즈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이란 해커들에 의해 해킹당한 것은 러시아·중국 등 미국 적대국의 미국 대선 관여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가 전날 이란 해커들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미국 대선 캠프에 대한 외국의 해킹이 2016년·2020년에 이어 세번 연속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 MS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해킹 그룹, 가짜 이메일로 트럼프 캠프 계정·데이터베이스 해킹 시도"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일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정보부대가 운영하는 '민트 샌드스톱(Mint Sandstorm)'이라는 해킹 그룹이 전직 트럼프 캠프 선임 고문의 계정을 해킹해 이 계정으로 '스피어 피싱(악성 코드 이메일)'으로 알려진 가짜 이메일 메시지를 캠프 고위 관계자에게 보내 캠프 계정과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하려고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 MS가 캠프의 많은 사이트 중 하나가 이란 정부에 의해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며 해커들이 공개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정보만 획득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로버트'라는 익명의 인사가 지난달 22일부터 수주간 아메리카온라인(AOL) 이메일 계좌를 통해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 후보였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 등에 대한 후보 검증 자료 등이 포함된 총 271쪽 분량의 문건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MICROSOFT-RESULTS/
프랑스 파리 근교 이시레몰리노의 마이크로소프트(MS) 건물 앞에 로고가 부착돼 있는 모습으로 3월 25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NYT "이란의 트럼프 캠프 해킹...러·중 등의 세번 연속 미국 대선 개입 본격 시작 예고"
"러, 트럼프 재선 원하지만, 이란은 복수 결심...中, 트럼프·해리스 모두 싫어해 어떻게 할지 미결정"

NYT도 이날 동일한 이름은 아니지만,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폴리티코 문건과 비슷한 데이터를 받았다며 이러한 며칠 건의 사건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직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갑작스러운 '교체'로 해커들의 계획이 틀어질 수 있는 이번 대선에 대한 외국의 개입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해커들이 이번 대선에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개입했는데, 이는 자국 대표팀의 출전이 금지된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려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조사관들과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말한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시진핑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를 싫어할 이유가 있는 중국의 해커들은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해 확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한다.

조사관들은 이란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배를 보고 싶어한다고 확신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8년 8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면서 이란에 경제 제재를 다시 부과했으며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파키스탄 남성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치인 암살을 위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는데, 혁명수비대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솔레이마니의 복수를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평가했다.

솔레이마니 장례식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이 2020년 1월 7일(현지시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장례식에 군중이 몰리면서 최소 56명이 압사하고, 213명이 다쳐 안장식이 연기됐다고 이란 국영 IRINN 방송이 보도했다./AP·연합뉴스
◇ NYT "이란 해킹, 러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작업서 학습 시사"
러, 2016년 클린턴 대선 캠프 해킹 후 유출...위키리크스 공개

NYT는 이번 해킹이 여러 면에서 이란이 2020년 대선에 개입하려고 시도했던 수법과 유사하다면서도 이번 공격이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를 해킹하는 등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이뤄져 이란 해커들이 러시아가, 특히 2016년 대선에서 수행한 작업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해커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고위 간부의 이메일에 침입한 후 이번과 유사하게 유출했는데,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의 내부 활동, 보좌관들의 클린턴 후보 비판 등의 내용이 담긴 유출 이메일은 대선 운동 마지막 주에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됐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대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 이메일을 확보했는데, 그중 많은 메일이 클린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존 포데스타가 보낸 것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위키리크스의 '공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일조했다고 분석한 셈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