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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소비층이 사라졌다”…소비양극화 속 고령 자영업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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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1. 13. 16:54

이커머스 공습, 영세 자영업자들 대비 안 돼
고령층일 수록 부채 많아…30대 대비 2배
경기 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골목 상권<YONHAP NO-2474>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종로구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이다./연합
세종// 최대한 싼 것을 찾아 구매하는 불황형 소비가 심화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소비도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추세에서 골목상권의 대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 씨(48·여)는 최근 업황을 두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형으로 크게 하는 카페들은 지난 연말에도 사람이 북적여 자리가 없었는데 중소형 카페들이 주로 손님이 줄어든 양상"이라며 "주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중소기업 다니는 분들이나 저희같은 자영업자들이 힘든 것 같고, 소비 양극화가 확실히 있다고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말 매출이 깎였다고 토로하는 자영업자들과 달리 백화점 등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린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10%대 넘게 뛴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마스에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는 김모 씨(32·남)는 "평상시 생필품을 구매할 땐 주로 이커머스로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고, 음식점이나 카페를 갈 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리뷰 등이 가장 좋은 곳을 골라간다"며 "그러다보니 이벤트가 새롭게 마련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곳들을 찾다보면 규모가 비교적 큰 곳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 전환 가속화로 비대면 쇼핑 등은 연령대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한 비중(서비스 거래액 제외)은 31.9%로, 2017년(17.3%) 대비 84.8% 증가했다.

이커머스 공습과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기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악화 문제도 있지만 당장 누적된 고물가 등으로 올해 소득 계층별 소비심리 양극화도 심화되면서 이런 추세는 한동안 짙어질 양상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해 11월 13∼20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소득 1∼3분위(하위 60%)는 올해 소비 감소를 전망했지만, 4·5분위(상위 40%)는 소비 증가를 예상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10월 낸 '고령층 자영업 차주의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65세 이상 자영업자는 부채 규모가 연 소득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30대 자영업 차주의 총대출잔액은 평균 2억3000만원이었지만, 65세 이상 자영업 차주의 총대출잔액은 평균 4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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