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4차·방화6구역도 '눈앞'…4조원 수주 달성 '유력'
‘래미안’ 파워·선별 수주 전략에 ‘프리미엄 상승’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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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수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연초에 불과하지만, 올해 벌써 2조239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쌓았다.
사업비가 1조5723억원에 달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 사업(4544억원)을 수주했다. 여기에 총공사비 1조300억원 규모의 대형 재건축 프로젝트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의 시공사 선정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합은 다음 달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의 최종 시공사 선정을 결론지을 계획이다.
여기에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에서도 곧 시공사 선정 계약을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 이 사업들을 모두 수주할 경우 삼성물산은 올해 목표한 도시정비 5조원 수주 계획 중 80%에 달하는 4조원가량을 상반기에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공격적인 도시정비부문 수주 기조를 올해 시작과 함께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셈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2016~2019년에는 4년 동안 정비사업에서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2020년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등을 통해 시장에 복귀했지만, 그 이후에도 눈에 띄는 수주 의지를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2021년 부동산 활황기를 지나며 주택 수요자 사이 신축 아파트의 고급화, 유명 브랜드 선호 현상이 심화한 것이 삼성물산의 수주 의지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래미안을 앞세워 주택사업을 다시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수익성 악화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삼성물산의 재건축 폭풍 수주가 래미안의 브랜드파워 영향도 있지만, 선별적 수주 기조 전략의 성과로도 평가 받는다. 강남, 서초, 용산 등 서울 주요 사업지에만 '출사표'를 던지는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기조에 재건축 조합들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다. 무분별한 수주를 하지 않은 덕에 강한 영향력을 갖춘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의 희소성까지 부각되고 있어, 조합이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을 굳이 돌려세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 최근 삼성물산은 총공사비가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에 입찰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이 이곳 재건축 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 왔다는 점을 미뤄, 시공사 선정 과정에 입찰한 GS건설과 수주전을 펼쳐질 것으로 보였지만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잠실 재건축에 입찰하지 않은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별 수주 기조 전략 때문일 것"이라며 "현재 서울 주요 입지에 자리 잡은 다수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에 GS건설과 무리한 출혈경쟁을 하면서까지 수주 총력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입지 여건이 뛰어나고 래미안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는 지역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갖고 있었다"며 "최근 한남4구역 등을 비롯해 이에 부합하는 사업지가 늘고 있어 회사의 선별 전략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고 있다. 올해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