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실적 개선에도 파란불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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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중국 내수용 아이폰에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LG이노텍도 수익성 개선이 이뤄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LG이노텍의 중요한 고객사다. 아이폰을 비롯한 다양한 애플 제품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모듈과 무선 충전 모듈, 3D 센싱 모듈(TOF) 등의 부품을 납품하며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LG이노텍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이노텍의 매출 중 약 80%가 애플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해 실적이 악화됐을 때 LG이노텍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1%가 줄었고 판매량 역시 18%가 감소했다.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8%가 감소한 2479억원에 그쳤다.
그간 애플은 중국 정부의 IT 규제와 개인정보 보호법(PPL) 때문에 자사 기기에 AI 기능 적용을 제한 받아왔다. 그 사이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의 현지 기업들이 AI와 5G 등의 기능을 자사 기기에 도입하면서 점유율을 늘려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8.1%의 화웨이가 차지했으며 2위는 샤오미(17.2%)였다. 2023년 4분기 점유율 1위였던 애플(17.1%)은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시장 분위기에 애플은 물론 LG이노텍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스마트폰 구입 보조금 정책을 펼치면서 지난달부터 아이폰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알리바바와 공동 개발한 AI 기능을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하기 위해 중국 규제 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는 급물살을 탔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AI 기능이 개선되면 아이폰의 중국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LG이노텍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 기업들의 카메라모듈과 액추에이터 등을 채택하면서 LG이노텍의 납품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메라모듈 후발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G이노텍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