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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HDC현산, 사업 지지부진에 관계기업 완전자본잠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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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3. 11. 06:00

착공 지연 등으로 매년 수십억 이자비용 지출
충주드림파크개발, 청약률 저조…“착공 시기 조정”
광명문화복합단지개발, 토지보상…착공 목표 미뤄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HDC현대산업개발이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상 지급 문제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고, 적자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관계기업들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착공이 늦어질 때마다 회사 입장에선 매해 수십억원의 이자비용과 함께 이미지 하락 등으로 손해를 보는 중이다. 일각에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개인 치적에 신경 쓰면서 주력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충주드림파크개발의 완전자본잠식 규모는 12억원(2022년 9월 말)에서 276억원(2024년 9월 말)으로, 같은 기간 동안 광명문화복합단지피에프브이는 2억원에서 32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손실이 지속된 결과다. 그러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충주드림파크개발의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했다. 장부가액이 0원이라는 의미는 현재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사업이 본궤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2023년 11월, 늦어도 2024년 3월까지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지난해 9월 충주드림파크개발이 18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조달하면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지만 저조한 청약률과 보상금 지급 등의 문제로 다시 한번 벽에 부딪힌 상태다.

실제 청약률은 20%대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충주드림파크산업단지 미분양률은 72.2%다. 토지 소유주의 연고지 파악이 어려워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충주드림파크개발 사업의 경우 연내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시공사의 준비 상황에 따라 착공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문화복합단지피에프브이가 진행하는 광명문화복합단지 개발사업도 진척이 더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 상황에선 개발을 진행해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를 메꾸기 위해 경기도청에 아파트 세대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와 경기도 간 조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광명시 역시 해당 사업의 착공 목표시기를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룬 상태다.

김홍기 광명문화복합단지 토지주보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현재 구상안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적자가 예상되기에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아파트 세대수를 기존 1200세대에서 2000세대 이상(추정치)으로 늘리려고 한다"며 "이럴 경우 설계를 변경하기 위해 협의해야 하고 광명시가 경기도청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지금보다 착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장물 조사 후 경기도청의 승인 과정을 거칠 경우 실제 착공 시기는 2028~2029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도청으로부터 승인을 다시 받는 과정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시행사 측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업을 밀어붙이려는 모습만 보인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판단이다.

일각에선 사업 자체에 의문을 갖고 있다. 광명문화복합단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응모서류를 위조한 게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토지주보상대책위원회 등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에이전시가 입찰 당시 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충주드림파크개발의 경우 현재 본공사 착수시점을 법인(SPC)과 협의 중이며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광명문화복합단지의 경우 도시개발법이 변경된 만큼 광명시와 개발 계획 변경을 위한 협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개인 치적 때문에 사업 지연을 겪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은 정 회장이 아닌 관계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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